아이돌의 트위터, 그 달콤한 '양날의 검'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2.08.03 10: 58

걸그룹 티아라의 '왕따설'이 최초 발화된 곳은 트위터였다. 의지를 운운하며 멤버들끼리 주고받은 멘션들이 화영을 노린 게 아니냐는 네티즌의 추측이 삽시간에 퍼져나갔고, 채 몇시간도 되지 않아 멤버들이 화영을 괴롭히는 듯한 모습을 담은 영상이 온라인을 강타했다. 이는 결국 화영이 탈퇴되고 티아라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 카페에 30만명이 몰리는 대형 스캔들로 번졌다.
사태가 커지자 다른 아이돌 그룹은 각자 트위터 단속에 나섰다. 아이돌 관련 논란이 사그라들 때까지 잠정적으로 트위터를 금지하거나, 글을 남긴다 하더라도 행여 논란의 불씨를 품고 있을까봐 재차 자체검열하고 있다. 그럼에도 트위터를 아예 중단할 순 없다. 홍보를 위해 혹은 가수가 너무 필요로 해서, 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완전히 놓을 순 없는 상태다.
# 너무나 효율적인 저비용 홍보 

신예 아이돌은 각종 미디어에 노출돼야 하는데 트위터를 통한 소통은 방송이나 언론보다 훨씬 더 쉽고 즉각적이다. 대기실에서 우스꽝스럽게 앉아있는 모습, 독특한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는 모습, 멤버들끼리 장난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공개하면서 팬들과의 접촉 빈도를 높이고 새로운 팬층 유입을 유도하는 것.
운이 좋으면 트위터 사진이 크게 화제를 모으며 포털사이트를 장식하거나 검색어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기도 한다. 신예 아이돌은 단독 사진으론 이슈를 모으기 힘들다고 판단, 모든 인맥을 총동원해 유명 가수와 함께 '절친 인증샷'을 찍는 등의 방법을 선호하고 있다.
# 가수의 우울증 방지 대책
소속사 입장에선 굳이 트위터 홍보까진 필요 없는 인기스타들도 트위터에 푹 빠져있다. 소속사 관계자들은 "잦은 논란에 회사 차원에서 말려도, 가수가 트위터 없이 못산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바쁜 스케줄에 팬들의 반응을 잘 체감하지 못하는 가수에게 트위터는 유일한 소통의 장이 되고 있는 것.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매우 민감한 가수들은 자신에게 쏟아지는 멘션이 무슨 내용인지 궁금해 휴대폰을 놓지 못한다는 전언이다.
활동이 뜸한 아이돌에게도 트위터는 소중한 공간이다. 자신의 글에 여전히 미디어와 팬들이 뜨거운 반응을 보이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불안함을 해소하는 것이다. 한 걸그룹 관계자는 "사진을 올리고 나서, 관련 기사가 몇개가 나는지, 팬들이 멘션을 어떻게 보내오는지 상당히 집착한다. 공백기간 동안 자신이 잊혀졌을까봐 불안하던 아이들이 트위터 반응을 통해 안심하거나, 오히려 더 조급해 하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 소속사는 노심초사
소속사 관계자들은 가수의 트위터 글이 화제에 오를 때마다 가슴이 철렁한다. 의미가 왜곡되거나, 미처 예상치 못한 논란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거의 모든 아이돌그룹이 트위터로 홍역을 치렀다고 할만큼 논란은 흔한 상태.
아이유, 티아라 등이 SNS에 연예활동으로 지친듯한 글을 올렸다가 네티즌의 각종 '해석'에 시달려야 했고, 슈퍼주니어의 이특은 자신의 전화번호 일부를 공개했다가 그와 비슷한 번호를 가진 사람들에까지 세계 각국에서 전화가 쏟아져 불편함을 초래했다. 포미닛의 허가윤은 짓궂은 포즈를 한 사진이 실수로 트위터에 올라가면서 폭발적인 관심을 받기도 했다. 이번 티아라 사태에도 애프터스쿨의 전멤버 가희가 "남일 같지 않다"는 글을 올려 네티즌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그외에도 당당하게 민낯을 공개했다가 성형 의혹에 휘말리거나 '허세 스타일링'으로 비호감으로 전락한 사례도 많다.
소속사들은 트위터를 최대한 '검열'하고 있는 상태. 신예그룹들은 대체로 휴대폰을 공용으로 하나를 지급하고 트위터 계정도 공동으로 쓰면서 개인적인 감정 표출보다는 공적인 홍보 사진 배포 용도로만 쓰고 있다. 직접 계정을 관리하는 아이돌 가수들도, 글을 올리기 전엔 최대한 홍보 전담 직원과 상의하도록 하고 있다. 또 소속사 차원에서 모니터팀을 배치해 해당 가수의 글에 대한 논란이 생길듯한 조짐이 보이면 최대한 빨리 글을 삭제 조치하고 수습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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