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으로 얼룩 저버린 2012 여름 가요계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2.08.03 11: 10

[해리슨의 엔터~뷰 (Enter-View)] 대한민국 전역이 연일 계속되는 ‘찜통 무더위’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런던 올림픽과 가요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들은 ‘불 난 집에 부채질 하는’ 상황으로 많은 사람들을 지치게 만들고 있다. 올림픽에서는 그나마 메달을 기대하지 않았던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발휘, 깜짝 놀랄만한 성과를 국민들에게 선사하고 있어서 그나마 위안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가요계에는 스타 가수들과 관련된 좋지 않은 뉴스들로 인해 많은 팬들의 실망•대립•분열 양상이 벌어지고 있으며, 각종 언론매체들 역시 시각에 따라 180도 다른 기사를 내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2012년 여름 ‘가요계’의 일부 단면은 이미 이러한 논란으로 짙게 얼룩져 버렸다.
- 뒤죽박죽 되어 버린 “티아라” 사태 –

        이제는 되돌릴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듯 하다. 인기 걸 그룹으로서의 위치가 계속 격상 중이던 티아라에게 이번 사건이 ‘어떤 모양의 부메랑’이 되어 되돌아 올게 될지 앞으로 그 결과를 쉽사리 예측할 수 없게 되었다. 멤버 화영의 ‘왕따설’에 대한 온갖 추측과 폭로는 소속 기획사 대표의 전혀 다른 시각의 발표문과 함께 화영을 ‘전속계약’을 해지하며 빠른 시일 내에 일단락하려고 했지만, 오히려 ‘역풍’을 맞고 있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34만 명을 넘어선 인터넷 카페 ‘티진요’는 이번 주말 티아라 소속회사 앞에서 공개 시위를 벌여 나가는 등 이번 사태에 대해 총공세를 펼쳐 나가고 있는 형국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티아라가 음원 활동 및 국내 첫 단독 콘서트 개최를 잠정 중단하고, 내년 일본에서의 ‘아레나 투어’를 계획 중이라는 포부를 밝혔지만 과연 ‘정면 돌파’ 방법으로 유효 적절한 조처였는지 의문이 따른다.
        멤버들의 개인 활동에 대한 시각 역시 옹호와 비난하는 목소리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화영에 대한 동정과 비판 역시 인터넷상에서 강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과연 제대로 된 ‘시시비비’를 가릴 수 있을 만큼 ‘객관적인 고찰’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냉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자칫 잘못하면 ‘걷잡을 수 없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 닫을 수도 있는 ‘현재의 난국’을 언론과 팬 그리고 당사자들 모두, 이제부터라도 ‘진실된 FACT’를 통해 가려내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 보아의 립싱크 무대 논란 -
        새로운 앨범을 공개하고 첫 지상파 가요 프로그램 무대를 가졌던 보아. 그것도 ‘올 립싱크 무대를 연출해 화제와 비난을 동시에 받아야만 했던 보아. 최근 몇 년 사이에 MR반주에 맞춰 라이브로 노래해야 하는 것이 규정이 되어왔다. 2000년대 중반까지 이어졌던 일부 가수들의 립싱크는 MBC와 KBS 청소년 음악 프로그램에서 “올 라이브”를 해야 하는 규칙을 정한 이후, 립싱크를 허용하던 다른 방송국에서도 거의 출연 가수 모두가 “MR’반주에 맞춰 노래해야 하는 것이 일반화되었다.
        그러나, 제대로 된 실력을 갖추지 못한 일부 댄스 가수(팀)들의 경우 거의 “AR”에 가까운 “MR”에 맞춰 2~30% 정도만 실제 노래하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교묘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AR에 가까운 MR”로 주요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는 일부 가수들의 모습은 유심히 해당 방송을 보다 보면 오히려 쉽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오죽했으면 네티즌들이 “MR제거 프로그램”을 이용 국내 가수들의 ‘가창력’을 심판하겠는가?
        보아의 경우 립싱크를 허용하는 음악 프로그램에서 노래보다 퍼포먼스를 보여주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해당 방송국에서는 보아가 라이브 무대를 갖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K-Pop” 스타로서 흐트러짐 없는 그녀의 가창력은 누구나 인정한다. 보아 역시 몇 년 전만해도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주기 위해 국내 음악 프로그램에서 립싱크 무대를 갖은 바 있다.
중요한 것은 시기성과 보아가 지닌 위치라는 것이다. 완벽하지는 않겠지만, 갓 데뷔한 신인가수들도 음악 프로그램에서 “MR 반주”에 맞춰 라이브를 선보여야 하는 것이 관습이 되어 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보아의 선택’은 적절치 못한 것이 되어 버렸다. 더욱이, “K-pop”의 위상이 하루하루 변하는 상황에서 비록 국내 음악방송이지만 ‘K-Pop의 슈퍼스타가 립싱크를 했다는 뉴스’가 세계적으로 펴져 나가는 것 역시 한번쯤은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다.
        ‘보아 이기 때문에’•’보아 이잖아!’라는 그녀에게 주어진 보이지 않는 강박관념과 스트레스가 얼마나 오랫동안 계속되어 왔을지 마음이 숙연해진다. 어찌 보면 그녀의 ‘솔직 담백한 표현과 고백’이 일부 비난과 우려로 돌아오게 될 지 짐작하지 못했을 것이다. 보아 역시 이번 논란을 통해 많은 점을 느꼈을 것으로 생각된다. 오늘 칼럼을 마무리하면서 대한민국에서 “歌手(가수)”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또 한번 고민하게 되었다.                                
[해리슨 / 대중음악평론가]osensta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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