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메달이 걸려있는 육상에서 별들의 전쟁이 시작된다.
3일(이하 한국시간) 저녁부터 2012 런던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메달이 걸려있는 육상 종목이 열린다. 남녀 합쳐 총 47개의 금메달이 걸린 육상은 9일 동안 뜨거운 전쟁을 거쳐 트랙과 필드에서 각각 금메달의 주인을 가릴 예정이다.
▲ 볼트-블레이크, 훈련 파트너에서 라이벌로

한국과는 크게 인연이 없었던 육상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들'의 대결은 매 대회마다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번 대회 역시 예외가 아니다. 특히 '번개' 우사인 볼트(26)와 요한 블레이크(23)의 '자메이카 더비'가 펼쳐질 남자 100m 경기는 이번 대회의 백미로 떠오르고 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100m, 200m, 400m계주에서 모두 세계기록을 갈아치우며 우승,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의 자리에 오른 볼트는 같은 자메이카 팀 동료이자 자신의 훈련 파트너인 블레이크와 영광의 타이틀을 두고 경쟁하게 됐다. 특히 볼트가 부진한 사이 블레이크가 급성장하며 훈련 파트너에서 라이벌로 거듭난 '드라마'가 누구의 승리로 완결될 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류샹, 로블레스 꺾고 자존심 회복할까
올림픽 육상 단거리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유일한 아시아 선수 류샹(29, 중국)은 '황색 탄환'이라는 별명처럼 이번 대회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2008 베이징올림픽 당시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고배를 마셔야했던 류샹은 이번 대회에서 다시 한 번 금메달을 노린다. 세계신기록과 올림픽, 세계선수권 우승을 모두 달성하며 남자 110m 허들 유일의 '트리플 크라운'을 작성했지만 부상이 문제였다. 오랜 시간을 재활에 투자한 끝에 다시 트랙으로 돌아온 류샹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거쳐 다시 한 번 '아시아의 자존심'으로 올림픽을 맞이할 채비를 끝냈다.
런던올림픽에서 류샹의 라이벌로 손꼽히는 선수는 단연 쿠바의 다이론 로블레스(26)다. 지난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명예 회복을 노리던 류샹에게 뒷맛이 찝찝한 은메달을 안겼던 주인공이다.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기도 한 로블레스는 런던올림픽에서 2연패를 이룬 후 은퇴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결국 류샹과 로블레스 모두에게 있어 런던올림픽은 양보할 수 없는 마지막 경쟁의 장이 된 셈이다.

▲ '은퇴설' 이신바예바, 유종의 미 거둘까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30, 러시아)는 이번 대회를 끝으로 선수생활 은퇴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연히 유종의 미를 남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을 수밖에 없다. 이미 2004 아테네올림픽과 2008 베이징올림픽을 석권한 이신바예바로서는 선수생활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대기록으로 올림픽 3연패의 위업을 달성할 의욕에 가득차 있다.
올림픽 2연패는 물론 세계선수권 6회 우승, 유럽선수권 2회 우승 등 육상 메이저대회를 휩쓸며 장대높이뛰기의 '전설'로 자리매김한 이신바예바는 현재 실내와 실외에서 모두 세계 최고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컨디션에 기복을 보이며 우승을 장담하기 어려운 이신바예바지만 '디펜딩 챔피언'의 관록을 보이며 올림픽 3연패에 성공할 수 있을지가 미녀새의 도약을 지켜볼 이들의 주된 관심사다.
'별들의 전쟁'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은 육상 빅매치는 어느덧 중반을 향해 달려가는 런던올림픽의 놓칠 수 없는 재미다. 육상에서만큼은 변방에 소외된 한국이지만 매 대회마다 꾸준히 도전자를 키워내며 메달의 꿈을 꾸고 있다. 한국에서도 육상 빅매치에 이름을 올릴 스타가 탄생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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