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리그 안방마님' 최은애, "결승전 함께 봐요"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2.08.03 15: 41

경기 직전의 프로게이머들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보는 사람은 어떤 사람 들일까. 종목마다 대회마다 심판일 수도 있고, 대회 진행 요원일수도 있지만 13년 역사의 스타리그에서는 바로 '스타걸'이다.
'스타걸'은 도입 초기에는 여성을 상품화한다는 의미로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e스포츠 역사의 산증인인 '스타리그'을 말 할 때 빠질 수 없는 약방의 감초가 됐다. 그들은 경기 시작 전 선수들이 최상의 상태에서 경기에 임할 수 있게 때로는 친구 같은 말벗이 되어주기도 하고, 진행을 도와주기도 한다. 팬들과 관계자들은 그들을 스타리그의 마스코트라고도 부른다. 그들이 '타임머신'으로 불리는 경기 부스에서 빠져 나오면 비로서 경기는 시작된다.
'스타걸'을 탄생시킨 13년 전통의 스타리그가 오는 4일 저녁 6시 서울 잠실 학생 체육관에서 벌어지는 '티빙 스타리그 2012' 결승전을 끝으로 스타크래프트 1으로 진행하는 리그의 방점을 찍는다. OSEN은 역대 스타걸 들 중 스타리그의 안방마님 최은애(26)을 만나 그가 생각하고 있는 스타리그와 e스포츠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최은애는 스타리그에서 박하윤 은유은의 바통을 이어받은 역대 세번째 스타걸이다. 게임을 좋아하기는 했지만 서울예술대학에서 방송연예를 전공하면서 미래를 준비하던 평범한 학생이었던 그는 우연한 기회에 뮤직비디오를 함께 작업했던 PD의 소개로 스타걸 오디션을 봤다는 얘기를 한다. 그 우연이 결국은 필연으로 이어져 '다음 스타리그 2007' 이후 횟수로 5년째 스타걸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스타리그의 안방마님 자리를 꿰찼다.
횟수로는 5년, 대회 숫자로는 무려 13시즌을 동고동락했던 스타리그가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스타크래프트1에서 스타크래프트2로 변경하는 것에 대해 묻자 그는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다.
"아직까지는 마지막 이라는 느낌은 사실 없어요. 오랜만에 대회를 여는 거였고, 그래서인지 그 기분 자체만으로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죠. 결승전에서나 조금 실감나지 않을까요. 그래도 스타리그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니깐 새로운 시작이 맞지 않을까요".
지난 3월부터 스타리그 듀얼을 시작으로 대회를 진행했지만 스타걸의 등장은 본선인 16강 무대에서 부터였다. 공백기 동안 어떤 일을 하면서 지냈는지 안 물어볼 수 가 없었다. 취미생활이나 이상형도 물어보자 대답이 술술 흘러나왔다.
"스타걸을 하면서 학교를 계속 휴학하고 있었어요. 복학해서 지금은 졸업반이에요. 지금은 앞으로 제가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진로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어요. 방송일을 계속할 수 있겠지만 평범하게 살면서 회사에 들어갈 생각도 하고 있어요. 사실 스타리그가 저한테는 굉장히 큰 의미 였거든요. 20대에서 절반 이상의 시간을 보낸 셈이니깐요. 쉬는 기간동안 많은 생각을 하게 하더라고요. 친구들이나 주변에서 스타리그에 대한 얘기를 물을 때마다 제가 생각보다 유명하다는 것도 다시 알게됐고요. 취미는 별다른게 없어요. 친구들하고 커피 마시고, 요가하고 영화 보러 다니는 정도죠. 남자친구요? 아직 없어요(웃음)".
이야기의 꽃이 피자 그는 스타리그의 안방마님 답게 e스포츠와 스타리그에 대한 애정을 듬뿍 표현하기 시작했다. 프로토스의 유저인 최은애는 이번 스타리그 우승자를 허영무로 예측하면서 최은애의 저주는 없을거라는 애교를 부리기도.
"스타걸 시작할 때만 해도 '이게 뭔가'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일이었는데 어느 순간 저를 보니 하루 10시간 씩 스타크래프트를 하고 있더라고요. 팬들하고도 친해져서 주말에는 (서)연지하고 같이모여서 서로 팀을 나누어 게임을 하기도 하고요. PC방에서 게임을 하더라도 헤드셋을 끼고 플레이를 하면 제가 프로게이머가 된 기분이 들던데요
제가 프로토스 유저인지 몰라도 이번 스타리그 결승전은 허영무 선수가 올라가서 너무 기대가 되요. 경기장을 옮긴 것만해도 팬들의 기대감을 짐작할 수 있겠더라고요. 많은 분들이 와주셨으면 좋겠어요. 우승예측을 한다면 허영무 선수가 하지 않을까요. 이번에도 최은애의 저주는 없을 겁니다(웃음)".
끝으로 최은애는 스타크래프트1으로 마지막으로 치러지는 스타리그 결승전에 대해 팬들과 함께 보고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스타리그는 정말 저에게 발자취라고 할 수 있죠. 처음 시작할 때 스물 두살이었던 제가 스물 일곱살이 된 것 처럼 팬들과 함께 e스포츠에 대한 시간을 공유하기도 했고요. 이번에 열리는 결승전에서도 저랑 같이 신바람나게 함께 경기를 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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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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