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림수’에 당한 노경은의 6회 3실점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08.03 22: 04

읽고 나선 듯 과감하게 휘두른 상대의 배트에 집중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두산 베어스 선발진의 파이어볼러 노경은(28)이 가까스로 패배는 피했으나 커다란 숙제를 안았다.
노경은은 3일 잠실 KIA전에 선발로 나서 6이닝 동안 6피안타(탈삼진 4개, 사사구 3개) 3실점으로 제 몫을 했다. 그러나 타선 지원의 아쉬움, 6회 집중 3실점으로 인해 승리에 실패했다. 팀이 9회 양의지의 우중간 2타점 재역전 결승 끝내기 2루타로 5-4 승리를 거둬 패전은 면한 것이 위안거리였다.
5회까지 노경은은 볼넷 3개 정도를 제외하면 무리가 없는 호투를 선보였다. 상대가 번트를 통해 2루 득점 기회를 만들어도 과감하게 자기 공을 던지며 5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펼쳤던 노경은이었다.

그러나 패턴이 획일화되면 아무리 좋은 공이라도 공략당하게 마련. 타자와의 대결 시 초반 직구와 슬라이더를 선호하는 노경은은 6회초 선두타자 김원섭에게 우월 동점 솔로포를 허용한 뒤 나지완에게 좌월 1점 홈런을 내줬다. 김원섭은 2구 째 직구(146km)를 당겼고 나지완은 몰린 슬라이더(133km)를 잡아당겼다. 그냥 공보고 공치기가 아니라 제대로 노려 때렸다는 점을 알 수 있게 한 두 개의 홈런이다.
선발 등판 시 노경은은 자신이 가장 잘 쓰는 구종인 직구와 슬라이더를 초반에 던지고 움직임이 좋은 포크볼을 유리한 카운트에서 결정구로 쓰거나 유인구로 꺼내들었다. 제구력이 뛰어난 투수는 아닌 만큼 가장 자신 있는 구종을 초반에 적극적으로 쓰고 떨어지는 변화구를 뒤에 놓는 경우가 많았다. 선발 등판 표본이 많아지면서 상대에게 약점을 노출할 위험도 커진 상태였으나 KIA전에서도 비슷한 유형의 볼배합이 나왔고 결국 6회 고비를 넘지 못했다.
김원섭-나지완의 연속타자 홈런 후 들어선 안치홍도 2구 째 떨어지지 않고 스트라이크 존으로 들어오는 공을 노려 당겨 좌익수 방면 안타로 연결했다. 상대에 패턴이 읽혔다는 점을 재증명한 순간이다. 3일 KIA전 6회 3실점은 팀 선발진에서 가장 좋은 공을 던지는 투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노경은이 선발로서 롱런하기 위한 하나의 터닝포인트로 봐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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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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