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전 메달 따려고 동생들이랑 많이 이야기했는데 나 혼자 따서 미안하다".
28년 만의 양궁 남자 개인전 '노골드'의 한을 풀었다. 그 영광의 순간, 오진혁(31, 현대제철)은 한 팀으로 뛰었던 동생들을 먼저 떠올렸다.
오진혁은 4일(한국시간) 새벽 영국 런던의 로즈 크리켓 그라운드서 끝난 2012 런던올림픽 남자 개인전 결승전서 후루카와 다카하라에게 세트 포인트 7-1(29-26, 29-28, 29-29, 28-25)으로 완승을 거두며 한국 양궁에 남자 개인전 첫 금메달을 안겼다.

오진혁은 8강전서 2008년 베이징올림픽 개인전 우승자인 빅토르 루반(31, 우크라이나)에게 세트 포인트 7-1(29-24 27-27 29-27 28-24)로 승리한 데 이어 4강전서도 중국의 다이샤오샹(22)에게 세트 포인트 5-5(27-29 28-27 27-27 26-28 29-27)서 연장 슛오프 끝에 승리를 거두며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결승전서도 상승세를 이어 간 오진혁은 난적 후루카와를 맞아 1, 2세트를 내리 따낸 데 이어 3세트서 동점을 이룬 뒤 4세트서도 마지막 화살을 10점을 쏘는 등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을 선보이며 기적을 연출, 한국에 올림픽 사상 첫 남자 개인전 금메달을 선사했다.
경기 후 오진혁은 방송사와 인터뷰를 통해 "준결승 슛오프는 쉽게 가져갈 수 있었는데 너무 어려웠다. 페이스를 되찾아 좋은 결과를 얻었다. 지금 이루 말할 수 없이 기쁘다. 집에 계신 어머니 아버지가 너무 보고싶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특히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땄기 때문에 개인전 메달을 따려고 동생들이랑 많이 이야기했다. 나혼자 따서 미안하다. 동생들은 더 대성할 수 있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자신과 함께 싸워온 동생들에 대한 진한 애정을 보였다.
"상대를 신경 쓰지 않고 준결승서도 오조준을 할 수 있는 포인트를 잡았다. 그래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설명한 오진혁은 "(어머니 아버지가)TV로 지켜보시겠지만 감사하고 한국 가서 맛있는 거 사드리겠다"며 부모님에 대한 극진한 애정을 내비쳤다.
금메달을 따리라고 생각하지 못해 세리머니도 준비하지 못했다는 오진혁은 "양궁을 재밌게 보셨는지 모르겠다. 전종목 석권을 이루지 못해 죄송하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를 잇도록 하겠다"며 겸손하게 소감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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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영국)=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