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숙제는 두 가지다. 김연경(24, 페네르바체)과 서브 리시브다.
김형실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배구대표팀(세계랭킹 15위)은 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얼스코트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여자배구 조별리그 B조 4차전서 터키(8위)에 세트스코어 2-3(16-25 25-21 18-25 25-19 12-15)로 패했다. 한국은 이날 경기에서 패하며 2승2패를 기록했지만 풀세트 접전 끝에 승점 1점을 따내 승점 7점을 확보, 8강 진출 확률을 높였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세계랭킹 1위' 미국에 1세트를 빼앗으며 가능성을 보인 한국은 세르비아와 브라질을 연속으로 격파, 36년 만의 메달 확보를 위한 순항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탈락 위기에 처해있던 B조 5위 터키가 복병으로 등장했다. 김연경의 페네르바체 팀 동료였던 나즈 아에데미르가 주전 세터로 활약하는 터키는 한국이 낯설지 않다. 올림픽 최종예선전을 마치고 곧바로 열렸던 2012 월드그랑프리에서 만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터키는 그랑프리에서 만났던 한국을 잊지 않고 있었다. 터키가 이날 경기에서 주목한 것은 두 가지였다. 한국 공격의 핵인 '주포' 김연경의 봉쇄와 그랑프리에서 익히 경험했던 서브 리시브의 불안. 이 두 가지를 공략한 터키는 한국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치고 기어코 승리를 만들어냈다.
김연경이라는 월드스타의 존재감은 다른 팀들도 익히 알고 있는 부분이다. 김연경에 대한 상대의 집중 블로킹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었지만 맞붙었던 경험을 통해, 그리고 함께 뛰었던 아에데미르라는 선수의 경험을 통해 김연경을 꽁꽁 묶은 터키는 풀세트 접전 끝에 한국을 꺾고 기사회생에 성공했다. 교체투입된 김희진이 13득점(블로킹 3개 포함)으로 김연경의 뒤를 받쳤지만 그 외에 마땅한 공격 자원이 없었던 점이 아쉬웠다.

브라질전에서 선보였던 안정된 서브 리시브가 무너진 것도 한 몫했다. 한국의 고질적인 문제로 손꼽혀온 이날 승부처였던 서브 리시브는 3세트 후반부터 급격히 흔들리며 연속으로 실점을 허용하는 계기가 됐다. 이날 경기서 한국의 리시브 성공률은 57.83%에 그친 반면, 터키는 75.58%의 안정된 성공률을 자랑했다. 승패가 갈린 부분이었다.
비록 패하기는 했지만 풀세트 접전 끝에 승점 1점을 추가, 8강 진출의 희망을 밝힌 한국이 숙제를 받아든 경기였다. 물론 이전까지의 경기를 통해 끊임없이 지적됐던 부분이지만 승리에 한 걸음 앞까지 다가서고도 놓쳐야만 했던 아쉬움은 크다. 36년 만의 메달을 위해서는 이 두 가지 숙제가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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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한송이(아래) / FIVB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