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양궁 대표팀의 '맏형' 오진혁(31, 현대제철)이 뜻깊은 금메달을 따냈다.
오진혁은 4일(한국시간) 새벽 영국 런던 로즈 크리켓 그라운드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남자 양궁 개인전 결승전서 후루카와 다카하루(일본)에게 세트 포인트 7-1로 승리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오진혁의 금메달은 우리나라에 두 가지 의미를 갖고 있다. 이날 우승으로 오진혁은 1984년 LA올림픽 이후 한국 남자 양궁 개인전에 서려 있던 28년 '노 골드'의 한을 풀었다.

더불어 양궁이 쇼트트랙과 함께 우리나라에 가장 많은 금메달을 안겨준 종목이 됐다. 쇼트트랙은 총 19개의 금메달이 나온 전통적인 한국의 메달밭이다. 이어 양궁도 이번 올림픽에서 3개의 메달을 추가해 19개의 금메달을 선사했다.
1984 LA올림픽에서 서향순이 국제 대회 첫 무대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 우리나라 여자 양궁은 2008 베이징올림픽을 제외하고 개인전 금메달을 모두 가져오며 개인전에서만 7개의 금메달을 획득, '효녀 종목'의 역할을 톡톡이 했다.
1988 서울올림픽에서는 김수녕, 왕희경, 윤영숙이 개인전 금,은,동을 휩쓸었다. 단체전 남녀 금메달까지 총 3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2000 시드니올림픽에서도 윤미진, 김남순, 김수녕이 다시 여자 개인전 금,은,동을 차지하는 등 남자 개인전을 제외한 전 종목 금메달을 석권했다.
우리나라가 금메달을 휩쓸면서 양궁은 다른 나라들의 견제 속에 개인전 방식이 세트제로 바뀌고 거리별 종목이 한 개로 통합되는 등 메달이 많이 줄어들었다.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40개국 중 12개국의 감독이 한국인임을 봐도 알 수 있듯이 많은 한국인 지도자들이 외국에 나가 활동하면서 격차도 많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한국 대표팀은 굴하지 않고 이번 올림픽에서 다시 3개의 메달을 가져오며 '양궁 강국'을 입증했다. 올림픽 금메달을 따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한국 대표팀 관문을 뚫었다. 앞으로 우리나라 궁사들이 어떤 노력 속에서 올림픽 역사에 기록을 더 써내려갈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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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영국)=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