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하루 세어가고 있다".
'스나이퍼' 한화 장성호(35)가 대망의 최연소 2000안타 대기록에 17개만을 남겨뒀다. 4일 현재 장성호는 통산 1884경기에서 안타 1983개를 쳤다. 지난 2007년 삼성 양준혁이 만 37세 나이에 프로야구 최초 2000안타 대기록을 수립했고, 2008년 히어로즈 전준호가 만 39세에 역대 두 번째 2000안타 작성했다.
▲ 카운트다운 들어간 2000안타

양준혁(2318개)과 전준호(2018개)에 이어 역대 통산 안타 3위에 올라있는 장성호가 올해 2000안타를 달성할 경우 만 35세 최연소 2000안타 달성자가 된다. 경기수는 양준혁이 1803경기로 최소경기이고, 전준호가 2052경기로 뒤를 잇고 있다. 장성호는 양준혁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최소경기 2000안타 달성이 유력하다.
장성호는 기록에 관한 모든 것을 꿰뚫고 있다. 그는 자신의 기록 뿐만 아니라 그가 목표로 삼아야 할 기록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 "준혁이형은 2318개를 쳤고 그 다음으로 준호형이 2018개를 쳤다"는 장성호는 "나도 2000안타가 얼마 남지 않았다. 하루 하루 개수를 세어가고 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는 "올해 내로 준호형 기록은 넘을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1983안타를 치고 있는 장성호는 전준호의 기록까지 35개가 남아있다. 페넌트레이스 잔여경기가 44경기인데 충분히 도달 가능한 기록이다. 전준호 다음은 양준혁이다. 양준혁은 전준호보다 정확히 300개의 안타를 더 때렸다. 그만큼 시간이 걸린다.
▲ 양준혁 2318안타 넘을 수 있나
장성호는 "준호형 기록은 올해 넘을 것 같은데 준혁이형 기록은 앞으로도 모르겠다. 예전엔 충분히 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야구를 하면 할수록 쉽지 않다는걸 느낀다"고 말했다. 장성호는 1998년부터 2007년까지 10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 터뜨렸다. 1998~2006년 9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할 만큼 꾸준했다.
그러나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 연속 규정타석을 못 채웠고 지난해까지 4년 연속으로 100안타도 치지 못했다. 부상과 부진으로 슬럼프에 빠졌고, 안타를 추가하는 데에도 점점 더 많은 시간이 걸렸다. 9년 연속으로 3할 타율을 칠 때만 하더라도 양준혁의 기록을 갈아치울 유력한 후보였지만 최근 몇년 부진으로 가능성이 많이 떨어졌다.
장성호도 이를 솔직하게 인정했다. 그는 "준혁이형 기록을 넘으려면 앞으로 최소 3년을 더 뛰어야 한다. 내가 그때까지 뛰며 준혁이형 기록을 깰 수 있을지 모르겠다. 기록을 넘는 것보다 그때까지 할 수 있느냐가 먼저"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기록을 위한 게 아니라 얼마나 경쟁력있게 뛸 수 있느냐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 양준혁 추월의 관건은 결국 체력
지난 4년간 100안타 미만에 그친 장성호는 올해 어느 때보다 심기일전하며 규정타석을 유지하고 있다. 5년만의 100안타에도 11개가 남았다. 2년 연속 어깨 수술 이후 재활을 하느라 스프링캠프를 소화하지 못했지만 지난 겨울에는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체중과 근육을 키우고, 러닝으로 하체를 강하게 단련했다. 올 여름에는 체력적으로 자신이 있다.
양준혁의 기록을 추월하는 것도 결국 체력이 관건. 한대화 감독은 양준혁의 기록 경신에 대해 "본인 하기 나름 아니겠는가"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체력이다. 갖고 있는 타격 기술이야 워낙 좋기 때문에 그걸 뒷받침할 수 있는 체력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체력을 유지한다면 2시즌 반이면 양준혁 기록 경신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한 감독은 가장 중요한 것으로 목표의식을 강조했다. "양준혁의 기록에 대한 목표를 갖고 얼마나 강한 마음을 먹느냐에 달렸다"고 했다. 안타 개수 하나 하나를 세어갈 정도로 기록의 소중함과 목표의식이 뚜렷한 장성호라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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