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8승2패' 한화, 왜 진작 이렇게 하지 못했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8.04 09: 31

뜨겁다. 데이면 화상을 입을 만큼 제대로 달아올랐다. 
최하위 한화가 후반기 놀라운 반전 드라마를 쓰고 있다. 후반기 10경기에서 8승2패로 시즌 2위 두산과 함께 후반기 1위에 랭크돼 있는 것이다. "프로야구 초창기처럼 전후기 리그제로 하면 한국시리즈에 나갔을 것"이라는 농담이 나올 정도로 후반기에는 좀처럼 질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다. 
특히 지난 3일 대전 SK전은 후반기 한화의 힘이 어떠한지 제대로 보여준 한판이었다. 선취점을 빼앗겼지만, 곧바로 경기를 뒤집더니 7회 역전 허용 이후 8회 재역전으로 9-8 승리를 거두는 저력을 떨쳤다. 장성호는 2사 만루에서 SK 마무리 정우람을 무너뜨리는 주자일소 3타점 2루타로 킬러 본능을 과시했다. 후반기 8승 중 4승이 역전승인데 지난해 5월 중순부터 보여준 끈기가 완벽하게 되살아났다. 

그럼 여기서 드는 의문이 하나 있다. 왜 진작 이렇게 하지 못했을까 하는 점이다. 한화는 전반기 79경기에서 28승49패2무 승률 3할6푼4리로 8개팀 부동의 최하위였다. 유일한 승률 3할대 팀으로 희망없는 절망에 빠져있었다. 시즌 전 4강 후보 중 하나로 기대를 모았으나 공수주가 모두 무너지며 개막 후 한 번도 8위 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할 만큼 부진의 골이 깊었다. 
그런데 후반기에는 환골탈태했다. 같은 선수들이 그대로 뛰고 있는데 경기력은 하늘과 땅이다. 도대체 어떤 차이가 있을까. 
한대화 감독은 "작년에도 5월 중순부터 팀이 살아났고 후반기에 좋았다. 올해는 이제야 다들 살아나고 있다"며 "시즌 초반에는 선수들 모두 부담을 너무 많이 가졌다. 공격·수비·주루 모든 게 엉망이었다"고 돌아봤다. 4월 초반부터 치고 나가겠다는 계획을 세운 한화였으나 어이없는 수비와 주루, 투타 엇박자로 총체적 난국을 드러내며 힘겨운 시기를 보냈다. 
한 감독은 "결국 마음가짐이다. 이제는 부담감이 줄어들며 선수들의 움직임 자체가 달라졌다. 이제는 편하게 자신들의 플레이를 하고 있다. 특히 수비력이 안정되며 팀 전체가 좋아졌다"라고 설명했다. 잃을게 없는 사람이 무서운 것처럼 후반기 부담없이 매달리고 있는 것이 분위기 반전으로 이어졌다. 한화 선수들은 후반기 들어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이쯤되니 '진작 이렇게 했으면 좋았을텐데'라는 뭔가 모를 아쉬움이 나온다. 한대화 감독은 "그렇게 이야기하면 약 오르지"라면서도 "누구를 탓하겠나. 결국 모든 게 내 탓"이라고 자책했다. 
하지만 아직 포기하기에는 이르다. 전반기를 마칠 때만 하더라도 4위 두산에 12경기차로 뒤진 압도적 8위였지만 지금은 4위 SK와 7.5경기차. 후반기 10경기 만에 4.5경기차를 줄인 것이다.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의 해였던 1999년에도 한화는 시즌 막판 10연승으로 매직리그 2위에 오르며 포스트시즌에 올랐다. 원래부터 뒷심이 강했다. 한화의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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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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