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의 국민 영웅으로 떠오른 펜싱스타 루벤 리마르도(27)가 대중교통을 이용해 또 한 번 관심을 모았다.
리마르도는 지난 2일(한국시간) 런던 엑셀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펜싱 남자 개인 에페 결승전에서 바르토즈 피아제키(26, 노르웨이)를 15-10으로 꺾어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날 리마르도가 따낸 금메달은 단순하지 않다. 베네수엘라의 올림픽 사상 펜싱 첫 금메달. 게다가 지난 1968 멕시코올림픽 남자 복싱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 이후 44년 만에 나온 진귀한 금메달이다.

그런데 4일(한국시간) 영국 BBC 온라인판에 따르면 리마르도는 이날 경기 후 영국 전철의 일종인 DLR를 이용했다. 더구나 누가봐도 올림픽에 참가하고 있는 선수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복장에 금메달까지 목에 걸고 있었다. 주위에 20여 명의 베네수엘라 팀 동료들과 팬들이 있었다지만 보기 힘든 광경이었다. 마침 열차는 복싱 슈퍼헤비급서 영국의 앤서니 조슈아가 승리를 거둔 터라 더욱 붐볐다.
늦은 밤이라 자칫 봉변을 당할 수도 있어 경계심이 높아질 수 있는 상황. 하지만 탑승객 한 사람이 리마르도 일행에 스페인어로 "잘했다"고 축하해주면서 분위기가 흥겨워졌다. 이에 리마르도는 탑승객들과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으며 일행과 함께 캐닝타운에서 내려 자축하기 위해 런던 시내로 향했다고.
축구팬이자 펜싱팬인 탑승객 크리스 스캔런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내 생애 그렇게 행복해 보이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마치 올림픽 정신을 압축해서 보여주는 것 같았다"면서 "외국인이 늦은 시간에 대중 교통을 이용해도 괜찮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했다"고 긍정적으로 봤다.
또 당시 분위기를 "마치 웨스트햄이 토튼햄을 이긴 것 같았다"고 축구에 빗댄 후 "메달을 만졌다"면서 "아마 수백년 동안 펜싱 메달에 손을 댄 첫 영국인일 것"이라고 말해 자국 펜싱팀에 대한 아쉬움도 전했다.
리마르도는 우승 후 "금메달을 따서 내 조국에 바치기 위해 왔다"면서 "올림픽 챔피언의 꿈을 이루는 것이 어릴 때부터 정한 내 목표였다"고 말했다.
BBC는 그가 1968년 이후 베네수엘라의 첫 올림픽 챔피언이고 역대 베네수엘라가 따낸 메달이 총 12개(금 2, 은 2, 동 8)라며 그의 금메달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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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홈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