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의 B급 유머, K-POP 새 장 여나①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2.08.04 11: 38

후크-각선미 만큼 강력한 B급 유머
미국진출, 못할 거 없지!
가수 싸이가 기존 아이돌 중심의 K-POP 열풍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만국 공통어 '유머'를 바탕으로, 예쁜 외모에 후크를 바탕으로 한 아이돌 음악과 정반대의 스타일로 K-POP의 새로운 팬층 유입에 단단히 한 몫하고 있다.
티페인 등 미국 유명 뮤지션과 대표적인 언론 CNN이 싸이에 주목한 것도, 기존 K-POP 팬이 아닌 미국의 '일반' 네티즌이 움직이기 시작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들은 싸이의 뮤직비디오를 보고는 안 웃을 수 없다며 뜨거운 호응을 보이고 있는 중.
뮤직비디오 속 싸이는 어린이 놀이터에서 폼을 잡고, 목욕탕에서 수영을 하고, 회전목마를 타고 '강남스타일'을 외치며 '찌질한 남자'의 코믹함을 온몸으로 재현하고 있다. 관광버스 안 댄스파티나 한강 고수부지에서 선캡을 쓰고 운동하는 아줌마 등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생소한 장면도 대거 포함됐다. 한국 대표 섹시 가수 현아가 말춤을 소화하고 유재석과 노홍철이 국내 예능계를 평정한 '저질춤'도 총동원했다.
이는 'B급 화장실 유머'가 발달한 미국에 그대로 통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2일 (현지시간) 싸이 열풍을 보도한 CNN의 리포터 샤논 쿡은 "미국에서 반응이 대단하다. 나도 뮤직비디오를 15번 봤을 정도"라고 말했다.
통하고 보니, 미국에서 '터질만 하다'는 분석이지만 사실 애초에 이같은 반응을 예상하긴 어려웠다. 지난해 일본 YG패밀리 콘서트에서 열렬한 환호를 받고 일본 진출을 추진하며 싸이가 해외에서도 통한다는 걸 실감하긴 했지만 아이돌그룹만 통할 줄 알았던 SNS 루트를 통해 싸이의 B급 유머가 강타하리라 내다보긴 쉽지 않았던 것.
싸이가 가장 신경쓴 것도 '개가수' 열풍 등 국내 트렌드였다. 그는 앨범 발매 당시 "국내에서 불고 있는 '개가수' 열풍을 의식했다. 나는 좀 더 웃겨야지 라고 생각했다. 시대가 웃기는 걸 원하는 것 같다. 난 한심한 것의 본떼를 보여주겠다는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싸이 측 관계자는 "국내 성적은 신경 썼지만 이같은 해외 반응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아마 우리가 처음 '새'를 봤을 때의 신선함을 미국인들이 '강남스타일'로 느끼고 있는게 아닐까 조심스럽게 짐작한다"고 풀이했다.
싸이는 내친김에 미국 진출도 못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쇄도하고 있는 미국 현지 언론매체의 인터뷰에 응하고, 가능하면 조만간 미국을 직접 방문할 수도 있다.
이는 기존 K-POP 열풍을 이끌었던 아이돌그룹들이 SNS를 통해 천천히 세를 불리고 공연과 현지 이벤트를 통해 일반 대중에게 차근차근 인지도를 높이던 것보다 훨씬 더 속도가 빠른 양상이다. 세계적인 셀러브리티의 SNS에 먼저 소개되면서 가속도가 크게 붙은 것.
지난달 15일 발표된 싸이의 뮤직비디오는 미국 유명 뮤지션 티페인의 트위터에 소개된 지난달 29일 이후 폭발적인 조회수 증가를 기록하더니 지난 2~3일간 조회수 150만건이 폭증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네티즌의 클릭에 힘입어 슈퍼주니어, 빅뱅, 소녀시대, 현아 등 유력 K-POP 가수만 가능한 것으로 풀이되던 1천만 클릭수를 넘어섰다.
싸이측은 미국의 갑작스러운 반응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중이다. 앞서 싸이는 3일 OSEN에 "정말 꿈같은 (컴백) 3주째에 더 꿈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데뷔곡 '새'를 부르던 그때보다 더 설레는 요즘"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싸이 측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하진 않았지만, 미국쪽 반응에 상당히 고무된 상태"라면서 "싸이는 유학생활을 해서 영어도 가능하기 때문에 여러 가능성을 두고 긍정적으로 검토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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