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아픔은 없었다.
이범영(23, 부산 아이파크)이 활짝 웃었다. 이범영은 5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카디프에 위치한 밀레니엄 스타디움서 열린 '2012 런던 올림픽 남자 축구' 영국과 8강전에 출전, 눈부신 선방으로 승부차기서 5-4 승리로 이끌었다. 이범영의 활약에 한국은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4강에 진출했다.
예고된 출전이 아니었다. 주전 골키퍼 정성룡이 마이카 리차즈와 충돌로 부상을 당해서 대신 투입된 것. 후반 17분이었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이범영은 남은 정규시간과 연장 30분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그리고 승부차기서도 활약을 이어가 승리의 주역이 됐다.

이범영에게 영국전은 2년 전 트라우마를 치유한 경기가 됐다. 이범영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준결승전에 승부차기 전문 골키퍼로서 연장 후반 15분 투입되었지만 종료 직전 골을 허용하며 고개를 숙였다. 아픔의 기억이었다. 모든 비난의 화살이 이범영에게 날아온 것.
하지만 극복했다. 이범영은 소속팀 부산에서 주전 골키퍼로서 자리 잡아 기량을 증진시켰다. 올림픽 대표팀 명단에 오르기 위해 하강진(성남), 김승규(울산) 등과 2년 동안 경쟁했다. 몇 번의 위기도 있었지만 뽑힌 것은 이범영이었다. 그리고 이범영은 자신을 믿어준 홍명보 올림픽 대표팀 감독에 보답을 했다.
승부차기는 이범영의 전문 영역이다. 그만큼 자신감이 있었다. 첫 번째 키커 애런 램지의 킥 방향을 읽지는 못했지만, 두 번째 키커 톰 클레벌리의 킥 방향은 완벽히 읽었다. 상승세를 탔다. 마지막 키커 다니엘 스터리지의 슈팅을 완벽히 막았다.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영국전 승리의 주역은 이범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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