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에서 세계 수준과 가장 차이가 났던 포지션인 골키퍼들이 올림픽 4강을 일궈냈다. 정성룡(수원)과 이범영(부산)이 축구종가 영국을 침몰시키는 데 일등공신이 됐다.
5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카디프에 위치한 밀레니엄 스타디움서 열린 '2012 런던 올림픽 남자 축구' 영국과 8강전에서 한국은 연장 접전 끝에 1-1로 비긴 후 승부차기서 5-4로 승리를 거두며 4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오는 8일 새벽 3시 45분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브라질과 결승 진출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경기 시작부터 안정적으로 문전을 지키던 정성룡은 한국이 지동원의 중거리슛으로 1-0으로 앞선 전반 33분 위기를 맞이했다. 오재석이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을 내준 것.

첫 번째 페널티킥서 정성룡은 기회를 노렸다. 애런 램지의 페널티킥을 막기 위해 방향을 잡았다. 램지는 오른발로 골대 왼쪽을 노렸고 정성룡의 몸을 맞고 골대로 빨려 들어갔다. 집중력을 잃지 않은 정성룡의 움직임이 좋았지만 워낙 상대의 슈팅이 강했다.
정성룡은 두 번 실패는 없었다. 전반 38분 황석호의 파울로 한국은 다시 페널티킥을 내줬다. 이번에도 영국의 키커는 램지였다. 램지는 이번에는 오른쪽을 노렸다. 오른발로 오른쪽으로 찼다. 정성룡은 자신의 왼쪽으로 향한 킥의 방향을 정확히 읽어냈다. 그리고 멋지게 몸을 날려 페널티킥을 막아냈다.
와일드 카드로 합류한 정성룡은 홍명보 감독이 가장 크게 기대를 했던 선수. 3장을 쓸 수 있는 와일드카드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정성룡이었다.
그는 후반 16분 공격에 가담한 영국 수비수와 부딪히면서 어깨 부상을 당했다. 페널티킥을 막아냈다는 것은 홍명보호에 안정감을 선사하고 그라운드를 떠났다.
정성룡에 이어 투입된 골키퍼는 이범영. 이범영은 모처럼 투입된 경기에서 제 몫을 했다. 골킥 미스가 종종 있었지만 제대로 골킥을 찼을 때는 훌륭한 정확도를 보였다.
또 이범영은 결정적인 순간에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양팀 모두 4명의 키커가 성공시키고 맞은 영국 공격수 다니엘 스터리지와 대결서 완벽하게 막아냈다. 스터리지가 주춤하는 사이 방향을 정확하게 잡아냈고 손으로 막아내면서 팀 승리의 9부 능선을 넘는 활약을 선보였다.
그동안 한국 골키퍼는 타 포지션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모습이 많았다. 하지만 새로운 골키퍼인 정성룡과 이범영의 활약이 이어지면서 올림픽 4강이라는 쾌거를 일궈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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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디프(영국)=올림픽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