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의 초구 투런 홈런이 흐름을 바꿨다".
오릭스 버팔로스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이 역전승의 발판이 된 4번타자 이대호(30)를 극찬했다. 이대호는 지난 4일 지바 롯데 마린스와 홈경기에서 0-3으로 뒤진 4회 1사 1루에서 상대 선발 우에노히로키의 초구 몸쪽 135km 직구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10m 투런포를 터뜨렸다. 3경기 만에 터진 8월 첫 대포이자 시즌 19호 홈런. 이 부문 2위 나카무라 다케야(세이부·16개)와 격차를 다시 3개로 벌렸다.
이대호의 홈런은 오릭스 타선에 불을 지핀 한 방이었다. 이대호의 홈런 직후 T-오카다의 안타에 다케하라 나오타카의 투런 홈런으로 4-3 역전에 성공했다. 4-4로 팽팽히 맞선 7회 1사 1루에서도 이대호는 오타니 도모히사의 5구째 바깥쪽 117km 커브를 받아쳐 중전 안타로 찬스를 연결했고 이후 T-오카다와 아롬 발디리스 그리고 다케하라까지 3연속 적시타로 3득점하며 7-4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4회, 7회 모두 이대호의 역할이 컸다.

경기 후 오카다 감독도 "이대호의 초구 투런 홈런으로 경기 흐름이 바뀌었다. 이대호의 홈런 효과가 컸다"며 추격의 신호탄이 된 그의 투런 홈런에 높은 평가를 내렸다. 오릭스는 올해 이대호가 홈런을 터뜨린 19경기에서 11승8패로 호성적을 냈다. 19개 중 16개가 3점차 이내 접전에서 터진 홈런으로 중요할때 터져나왔다. 이날 지바 롯데전처럼 팀에 추진력이 되는 홈런이 많았다.
이대호도 자신감과 노림수가 완전히 물 올랐다. 그는 경기 후 일본 언론과 인터뷰에서 "몸쪽 직구를 기다렸다. 한 방을 노리고 있었다"며 "지금은 좋은 느낌으로 타석에 들어서 치고 있다"고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노림수를 갖고 초구부터 노렸고, 몸쪽으로 들어온 공을 자신있게 강하게 받아쳐 넘길 수 있었다. 일본 야구에 완전하게 적응됐다는 것을 의미하는 대목이다.
이날 오릭스는 전신 긴테쓰 버팔로스가 1978년부터 1996년까지 사용한 올드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이대호는 "올드 유니폼을 입은 느낌이 좋았다. 좋은 느낌으로 경기할 수 있었다"며 "팀의 전통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선배님들로부터 좋은 기운을 받았다"는 말로 팀의 역사를 인지하고 올드팬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립서비스도 잊지 않았다.
시즌 5번째 3연승을 달린 오릭스는 최근 10경기에서 7승2패1무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승패 마진은 어느덧 -8로 줄었고, 퍼시픽리그 5위 라쿠텐 골든이글스와 격차를 1.5경기로 줄이며 탈꼴찌 가능성을 높였다. 그 중심에 바로 4번타자 이대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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