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 대표팀이 영국과 승부차기 접전 끝에 올림픽 사상 첫 4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룬 가운데, 극적인 경기만큼이나 MBC 김성주 캐스터의 쫄깃한 중계가 돋보였다는 호평이 줄을 잇고 있다.
대표팀은 전반 29분 지동원 선수의 선제골로 영국을 압도해갔다. 영국의 7만 관중들이 영국팀을 일방적으로 응원하는 상황에서 침착하게 골문을 노린 지동원 선수를 향해 김성주는 “홍명보 감독의 선발카드가 완전히 적중했다”며 “지동원 선수가 영국 사람들 콧대를 납작하게 해줬다. 아마 영국선수들이 지동원의 왼발이 이렇게 강한 줄 몰랐을 거다”라는 통쾌한 멘트로 국민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줬다.
첫 골의 환희도 잠시, 김성주는 이내 평정심을 되찾고 중계를 이어갔다. 그는 스위스전에서 박주영 선수가 골을 넣은 뒤 3분 만에 동점골을 허용한 것을 언급하며 상대팀의 역습을 경계했다.

김성주의 예리한 지적은 불행하게도 현실이 됐다. 대표팀은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PK를 연달아 두 번 내주며 위기를 맞았고, 결국 선제골을 넣은 지 7분 만에 동점골을 내준 것.
심판이 수비 과정에서 넘어지며 공을 막은 한국선수에게 핸드볼 파울이라며 PK를 선언하자 김성주는 “상대가 아무리 영국이라지만 이걸 고의적인 핸들링 반칙이라고 한다면 어떻게 수비를 하냐”라며 “영국에 7만 관중들이 있다면 한국에는 밤잠 설치면서 무더위와 싸우는 우리 국민들이 있다”라고 다시 분위기를 다잡았다. 이어 “중계하는 우리만 심판판정에 민감하면 되고, 선수들은 미련 남지 않는 경기 했으면 좋겠다”는 개념 발언으로 선수들 뿐 아니라 국민들까지 다독였다.
김성주는 우리 선수들이 영국의 비신사적인 플레이에 당할 때면 “이거 완전히 걷어차였다. 무슨 태권도합니까?”라며 국민을 대신해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 와일드카드로 올림픽에 출전한 영국 간판 스트라이커 벨라미 선수를 완벽 마크하며 유독 수비에 강한 면모를 보인 우리 대표팀에게는 “벨라미가 제대로 슈팅 한 번 못 때려봤다. 역대 가장 위험한 인물 벨라니를 잘 막아주고 있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경기장 지붕이 닫혀 있어서 선수들 숨이 턱턱 막히는 느낌이다. 관객들 울림 소리도 쩌렁쩌렁 울린다”라며 현장 분위기도 생생하게 전달했다. 후반 27분을 향해 갈 때는 “선수들이 지금 가장 피로를 느낄 시간이다. 체력적인 부분이 많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양 팀에 긴 패스가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이 된다”라는 다수의 중계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전문적인 해설도 곁들였다.
경기 직후 네티즌들은 “김성주 중계 때문에 경기가 더 박진감 넘쳤다”, “졸린 시간이었는데 김성주 때문에 잠이 달아났다”, “흥분할 때는 제대로 해주는 김성주, 호감!”, “허정무-김성주의 명품 해설이 빛났던 경기” 등의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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