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진 감독, 이기고도 웃지 않은 까닭은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12.08.05 07: 51

이겼지만 찜찜한 승리 탓인지 얼굴은 굳어있다.
김시진(54) 넥센 히어로즈 감독은 최근 3연패에서 탈출하고도 기쁨을 나타내는 대신 선수들의 정신상태를 질타했다. 후반기 들어 얇은 선수층으로 고전하고 있는 김 감독은 4일 목동구장 LG 트윈스전에서 3-1로 승리한 뒤에도 얼굴은 굳어있었다. 최근 3연패를 마감했지만 경기 중에 나타난 본헤드성 플레이 등으로 깔끔한 승리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에 마음이 무거웠던 것이다.
경기 후 김 감독은 방송 인터뷰에서 “이겼지만 다시 생각해봐야할 경기”라고 소감을 피력했다. 김 감독은 “3-0에서 더 도망갈 기회에서 2루주자가 본헤드성 플레이로 죽은 것은 문제이다. 물론 도루를 시도하다가 죽을 수는 있다. 뒤다가 죽으면 어쩔 수 없으나 견제사를 당한 것은 안되는 플레이”라면서 “이런 부분을 개선해야 한다. 내년에도 야구를 해야 한다. 지금 성적도 중요하지만 이런 부분을 없애야 팀이 강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승리도 중요하지만 팬들이 납득할만한 경기를 해야 한다. 이처럼 더운데도 운동장을 찾아 응원해주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경기 승리에 취해 자칫 팀전력을 흐트러트릴 수 있는 실수는 짚고 넘어가겠다는 감독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넥센은 이날 장기영의 3회말 투런 홈런포와 6회 상대 실책에 편승해 3-0으로 앞서나가면서 7회 추가 득점찬스를 잡았으나 2루주자가 견제사를 당하는 바람에 아깝게 무산됐다. 무사 1, 2루 찬스에서 2루주자 조중근이 LG 구원 투수 최성훈의 견제에 걸려 아웃된 것이다. 조중근의 본헤드성 플레이였다. 최근 넥센은 수비에서 결정적인 실책이 나오는 등 기본에 충실하지 못한 경기로 수비 특훈을 실시하는 등 4강 진출을 위해 팀재정비에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이런 상황으로 어느 때보다 예민해진 김 감독은 상대 투수들의 견제에도 적극 나서며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전날 경기선 LG 구원투수 이동현의 투구 동작을 어필했고 이날은 LG 외국인 선발 리즈가 위기 때 코치진 없이 통역이 마운드에 나온 것을 문제삼았다. 김 감독은 이 대목에 대해 “통력이 벤치의 뜻을 전달할 수 있으므로 마운드 정식 방문으로 쳐야한다고 구심에게 어필했다”고 밝혔다.
4강 문턱에서 부진에 빠져 있는 팀을 추스르기 위해 김 감독은 이기고도 활짝 웃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공수에서 안정된 플레이로 다시 살아날 때 김 감독의 얼굴도 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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