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캠프', 런던까지 가야만 했을까
OSEN 장창환 기자
발행 2012.08.05 11: 12

SBS에서 효자 프로그램으로 떠오른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가 SBS 예능 중 유일하게 2012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영국 런던으로 향했다.
"반드시 누군가를 섭외하겠다"던 출국 전 MC 이경규의 당찬 포부처럼 '힐링캠프'는 런던에 도착하자마자 박태환의 부모, 조준호-김재범-송대남 등을 프로그램에 출연시키며 런던에서도 막강 섭외력을 발휘했다.
1, 2부로 나뉘어 방송된 런던판 '힐링캠프'인 '런던캠프'는 1부에서는 MC 이경규-김제동-한혜진이 박태환의 부모를 만나 그의 어린 시절, 훈련과정 등을 이야기했고, 400m와 200m에 출전한 박태환을 함께 응원했다. 또 비인기 종목인 복싱의 한순철을 만나 속 깊은 이야기를 꺼내며 '힐링'을 시도했다.

2부에서 MC들은 유도에서 각각 금메달과 동메달을 차지한 송대남-김재범-조준호를 만났다. 그러나 이들은 경기를 마친 후 언론과의 인터뷰는 물론, 방송 3사 올림픽 관련 프로그램 등에 모습을 비치면서 이미 많은 이야기를 들려줬던 상황이다. 따라서 '런던캠프' 시청자들은 이들의 반복적인 이야기를 다시 한번 들어야만 했다. 이상형이나 여자친구, 영상편지만이 기존 인터뷰, 방송과는 좀 더 달랐을 뿐이다.
이른바 '게스트 빨'로 불리는 '힐링캠프'의 섭외력은 생명이다. '섭외력=시청률'이라는 공식을 지키기 위해 경기가 끝나고 며칠이 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제작진은 이들을 섭외하는 데 열을 올렸고, 결국 게스트석에 앉혔다. 반복된 훈련과 경기로 심신이 지쳐 무엇보다 휴식이 필요한 선수들을 현지에서 급하게 섭외하는 것이 최선이겠느냐는 의문이 든다.
또한 2부에서 MC들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종목이라고 말할 수 있는 축구대표팀이 치른 예선 세 경기(멕시코-스위스-가봉 전) 모두 응원에 나섰다. '런던캠프' 중 가장 지루했던 부분이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 장면이었다.
이미 수차례 본 중계화면과 별다른 해설 없이 소리만 고래고래 지르는 MC들의 진행은 더운 날씨로 불쾌지수가 높아진 시청자들에게 짜증만 더 유발했다. 대표팀의 실수에 이경규는 화를 주체하지 못하는 경솔한 태도를 보였고, 김제동과 한혜진은 박수만 치고 선수들 이름만 외치는 구경꾼에 불과했다.
시청자들은 각종 SNS와 해당 게시판을 통해 "선수들 피곤하겠다. 경기 끝나자마자 예능이라니", "재밌었지만, 참신함은 떨어졌다", "조금이나마 힐링한 사람은 최순철밖에 없었음..남들은 웃고 떠들기만", "예전에 '이경규가 간다'에서 이경규 해설 좀 했던데 이번에는 그냥 응원만 했네", "마지막에는 너무 지루하더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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