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종오(33, KT)의 금빛 탄환이 한국 사격 최초로 올림픽 2관왕과 한국 올림픽 사상 최초의 개인 종목 2연패 달성이라는 대기록에 명중했다.
진종오는 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왕립포병대 사격경기장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사격 남자 50m 권총 결승에서 100점(10.2, 9.5, 9.8, 9.8, 10.6, 10.6, 9.5, 10.3, 9.5, 10.2)을 기록하며 예선 562점을 합해 총합 662점으로 귀중한 금메달을 따냈다. 진종오는 본인의 역대 올림픽 메달 수를 5개(금3 은2)로 늘렸다.
진종오를 이야기할 때 꼭 붙는 수식어가 있다. 우리는 진종오를 '한국 사격의 간판'이라고 부른다.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세계 정상에 군림하는 베테랑 명사수 진종오는 한국 사격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인물이다. 지금까지 그가 이룬 업적만으로도 충분히 말이다.

진종오의 커리어는 누구보다 화려하다. 국내외 대회를 막론하고 3위권 안에 든 성적만 나열할 경우 A4 용지 한장이 꽉 찰 정도다. 2004 아테네올림픽 남자 50m 권총 은메달을 시작으로 2006 도하아시안게임(10m 공기권총 50m 권총 동메달) 2007 아시아선수권대회(50m 권총 2위)를 거치며 예열을 끝낸 진종오는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남자 10m 공기권총 은메달과 50m 권총 금메달을 따내며 명실상부한 사격계의 최강자로 떠올랐다.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싹쓸이하며 런던을 위한 준비를 마친 진종오는 끊임없이 자신을 괴롭히는 어깨 통증과 싸우며 금빛 과녁을 조준했다. 2008 베이징올림픽의 실수를 만회하고 남자 10m 공기권총에서 금메달을 따낸 진종오는 50m 권총마저 독식하며 올림픽 2관왕과 2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단 60발의 승부, 남자 50m 권총은 진종오의 주종목이다. 주종목이기 때문에 부담이 더하다. 그러나 진종오는 그 모든 부담을 이겨내고 다시 한 번 왕좌에 올랐다. 자신의 커리어에 황금빛 방점을 찍은 진종오는 경기가 끝난 후 날아갈 듯 가벼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손바닥만큼 작은 과녁에 날린 황금빛 탄환은 진종오의 사격 인생 그 자체이자 그가 걸어온 길의 자취가 됐다.
대회 전 진종오는 "2관왕에 대한 욕심은 그리 크지 않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그러나 담담한 고백 속에 숨겨져있던 명사수의 오기와 승부욕은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다시 한 번 거침없이 불타올랐고, 환상적인 결과로 돌아왔다.

진종오에게 있어 올림픽은 그의 인생을 바꿔준 큰 무대다. 2008 베이징올림픽의 영광에서 그치지 않고 2012 런던올림픽에서 한 발 더 나아간 '진화'를 끝낸 진종오는 단 한 자루의 권총으로 세상을 제패하며 자신의 이름을 영원히 올림픽 무대에 아로새기게 됐다. 올림픽이 그의 인생을 바꿨듯, 그 역시 올림픽에 또 하나의 역사를 만들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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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영국)=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