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배구, 끈끈한 '결속력의 힘'으로 8강 진출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2.08.05 21: 52

여자배구대표팀이 8강 진출을 확정짓고 '어게인 1976' 목표 달성을 향해 한 발 더 다가섰다.
김형실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배구대표팀(세계랭킹 15위)은 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얼스코트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여자배구 조별리그 B조 5차전서 중국(3위)에 세트스코어 2-3(26-28 25-22 19-25 25-22 10-15)로 석패했다.
한국은 이날 경기서 패하며 2승3패를 기록했지만 풀세트 접전 끝에 승점 1점을 따내 승점 8점을 확보, 미국-터키전과 브라질-세르비아전 결과에 관계없이 조 4위를 확보해 8강 진출을 확정했다. 

대회 시작 전부터 '죽음의 조'로 손꼽혔던 B조에서 이뤄낸 쾌거다. 여자배구의 강호 미국과 브라질이 포진하고 있는데다 장신의 유럽팀 세르비아와 터키는 물론 상대전적에서 열세를 기록하고 있는 중국까지, 어느 한 팀도 만만히 볼 수 없는 상대들이었다.
그러나 한국은 조별리그 1차전서 미국에 1-3으로 석패하며 가능성을 보이더니 2차전서 통산 전적 7전7패의 절대 열세를 안고 있던 세르비아를 3-1로 꺾은 데 이어 브라질을 3-0으로 완파했다. 비록 4차전 터키와 경기서 풀세트 접전 끝에 아쉽게 패했지만 승점 1점을 추가하는 끈기를 보였고 중국전서도 풀세트 끝에 1점을 보태며 기어코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여자배구대표팀의 감격은 이루 말할 정도의 것이 아니었다. 그야말로 악전고투 끝에 8강에 올랐다. 올림픽 최종예선전부터 월드그랑프리를 거쳐 본선 무대에 서기까지 그야말로 강행군의 나날이었다. 최종엔트리 12명이 발표된 후 단 한 명의 교체도 없이 여기까지 왔다. 주전들의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위기도 맞았지만 단단히 뭉친 조직력으로 어떻게든 극복해내면서 거둔 성과이기에 더욱 값졌다.
주전 세터 김사니는 어깨 부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월드그랑프리에서는 아예 코트에 나서지도 못하고 몸을 추스려야했다. 터키전에서 정확하고 높은 토스를 올리지 못한데는 어깨 통증이 재발한 이유가 컸다. 그러나 이번이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 무대가 되리라고 예감한 김사니의 투지는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죽어도 결승까지 뛰겠다는 의지다.
주포 김연경 역시 마찬가지다. 팀의 주 득점원이자 공수 양면에서 최상의 플레이를 선보이고 있는 에이스 김연경은 자신이 팀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치와 그에 따른 막중한 책임감을 안다. 상대팀의 집중 견제를 받으면서도 어떻게서든 해결사의 역할을 해내고자 몸을 던졌다.
김희진과 양효진, 떠오르는 두 새내기 스타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월드그랑프리를 거치며 대표팀의 새로운 활력소로 거듭난 김희진은 유럽에 강한 면모를 보이며 김연경에게 집중된 상대의 수비를 따돌리고 득점을 해내는 공격 옵션의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 양효진은 블로킹에서 제 몫을 톡톡히 해내며 팀의 8강 진출에 주춧돌을 놓았다.
서브 리시브의 불안이 지적당할 때마다 마음고생을 했던 한송이와 한유미도, 월드그랑프리에서 부상을 당하고도 끝까지 대표팀과 함께 하며 목표 달성을 위해 이를 악물었던 황연주와 베테랑 정대영도, 교체멤버로 최선을 다해 매순간 코트에 섰던 임효숙과 하준임, 역시 부상 때문에 고생하면서도 팀을 위해 파이팅을 아끼지 않은 이숙자도 모두 8강 진출의 주인공이었다.
첫 소집부터 올림픽 무대까지 근 4개월 여를 한솥밥을 먹으며 달려온 여자배구대표팀은 8강 진출에서 만족하지 않는다. 8강 진출은 더 높은 곳을 향한 발판일 뿐이다. 남자축구에 이어 또다른 4강신화를 이뤄내고, 반드시 메달을 목에 걸어 1976 몬트리올올림픽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여자배구대표팀의 결연한 각오를 뒷받침하는 것은 바로, 끈끈하게 다져진 그들의 결속력이다.
이제 여자배구대표팀은 눈 앞의 목표인 4강을 위해 다시 한 번 코트에 선다. A조 상위 4개팀과 크로스 토너먼트를 펼쳐 4강 진출팀을 가리는 8강전 첫 경기는 7일 얼스 코트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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