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양기, 뜬공 놓치고 제스처 안 취한 사연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8.05 19: 14

"어이, 이양기. 어제 공 잃어버렸지?".
5일 대전구장. SK와 홈경기를 앞둔 한화 한대화 감독이 덕아웃을 지나가던 외야수 이양기(31)을 불렀다. 한 감독은 "너 어제 공 잃어버렸지?"라며 이양기를 노려봤다. 이양기는 "공이 갑자기 없어졌습니다"라고 답했고, 한 감독은 "그럼 빨리 공 찾아와"라며 쏘아붙였다. 이양기는 여전히 전날의 상황이 당황스러운 듯했다.
이양기는 지난 4일 대전 SK전에서 기록되지 않은 실책을 범했다. 1-3으로 뒤진 8회초 2사 2루 SK 공격에서 임훈이 친 타구가 우측 높게 향했다. 그런데 우익수 이양기가 공을 쫓다가 갑자기 멈춰섰다. 공은 우측 펜스 근처에 뚝 떨어졌고, 2루 주자 김재현이 홈을 밟은 사이 임훈이 3루까지 내달렸다. 사실상 경기 흐름이 넘어간 순간.

이양기는 "처음부터 공을 놓친 건 아니다. 타구가 맞는 순간 공을 따라갔었다. 그런데 갑자기 공이 시야에서 사라졌다"며 "조명에 들어간 건 아니다. 요즘 해가 지고 깜깜해지기 전에 하늘을 바라볼 때 공이 가려지는 경우가 있다. 우익수 뿐만 아니라 2루수도 이 시간대에 뜬공 타구를 처리하는데 어려워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양기는 팬들로부터 '성의없는 플레이를 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공이 사라졌는데 아무런 제스처없이 가만히 있었기 때문. 이양기는 "그것 때문에 비난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우측 끝으로 간 타구라 커버할 사람도 없었고, 공을 놓쳤다고 표시했다가는 주자가 뛸 수 있었다"며 제스처를 취하지 않은 이유를 말했다.
결과적으로 공을 놓친 건 같지만, 무성의한 모습에 팬들이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양기는 "나도 어제 같은 경우는 처음이라 당황했다. 이런 일이 없어야겠지만 만일 또 그러면 제스처라도 취해야겠다"며 당황스런 기색을 떨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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