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광속구’, 소사의 호투 릴레이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08.05 20: 11

손쉽게 150km 이상을 찍는다. 그런데 이 공이 그냥 막대기 직구가 아니라 빠르게 역회전되는 테일링 패스트볼이다. KIA 타이거즈의 외국인 우완 헨리 소사(27)가 젊음이 바탕된 광속투로 개인 4연승에 성공했다.
소사는 5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로 나서 8⅓이닝 동안 8피안타(탈삼진 1개, 사사구 1개) 4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7승(4패)째를 올렸다. 최고 구속이 155km에 투구수는 112개였다. 이날 승리로 KIA는 두산 3연전을 2승 1패 위닝시리즈로 마친 동시에 시즌 전적 42승 4무 41패(5일 현재)로 치열한 순위 경쟁 속 돌파구를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시즌 초반 대체 외국인 투수로 KIA 유니폼을 입은 소사. 사실 트리플 A 시절 당시 소사의 평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었다.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와 손쉽게 150km대 중반의 공을 던질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이었으나 정작 경기 성적이 좋은 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당시 미국 야구 시장을 둘러봤던 한 야구 관계자는 소사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소사가 트리플A 6경기를 등판했는데 첫 3경기에서는 잘 던져 그 때는 선수 측에서 한국행을 꺼려했다. 그러나 이후 3경기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여 팀 내 관심도가 떨어지자 KIA의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휴스턴 산하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 레드 호크스에서 6경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5.12를 기록했던 소사는 한국행 결정 직전 3경기서 모두 5실점 이상을 기록했다.
입국 후 초반에도 소사의 투구는 한동안 널뛰기 같았다. 괜찮은가 싶다가도 다음 경기에서는 집중타를 맞으며 조기 강판했다. 제어되지 않는 빠른 볼이 긁히는 날에는 한가운데 몰려도 쉽게 뻗지 않았던 반면 안 긁히는 날에는 상대 타자들에게 던지는 족족 얻어맞는 공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개인 4연승을 달리는 등 활약상이 알차다. 지난 7월 12일 롯데전서 6⅔이닝 7피안타 1실점 비자책 승리 후 소사는 패전을 모르고 있다.
포심 패스트볼보다 더 빠른 싱커성 패스트볼이 그 비결이다. 소사는 "내 싱커는 직구 그립을 잡고 변화구를 던지듯 손목을 바깥쪽으로 비틀어 던진다“라고 밝혔다. 정확하게 따지면 싱커라기보다 포심 패스트볼의 움직임이 싱커처럼 역회전되는 꼬리를 그리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이 공이 무려 156km까지 찍히니 이를 상대하는 타자 입장에서는 여간 고역이 아닐 수 없다.
경기 후 소사는 "오늘(5일)은 야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초반 실점 후 만회하는 득점도 그렇고 수비에서 고비마다 호수비가 나왔다"라며 "초반 힘이 들어가 높은 제구가 되었는데 이강철 코치께서 힘을 빼고 가볍게 던지라고 하셔서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 삼진을 잡기보다 범타 유도형 피칭을 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는 말로 경기를 자평했다.
“나는 외국인 선수 복이 없던 편”이라던 선동렬 감독도 에이스 노릇을 하고 있는 앤서니 르루와 함께 소사를 칭찬하며 “외국인 선수 복이 제일 좋은 한 해다. 이들과 내년에도 함께하고 싶다”라는 말로 흡족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KIA의 복덩이인 광속 투수 소사. 상대 타선에게는 그야말로 폐부를 찌르는 파이어볼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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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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