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만의 위닝 시리즈인가. 롯데 자이언츠가 선두 삼성 라이온즈와의 주말 홈 3연전에서 위닝시리즈에 성공했다.
롯데는 5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삼성과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1-0, 한 점차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롯데는 삼성과의 시리즈에서 2승 1패, 위닝시리즈에 성공했다. 롯데가 마지막으로 위닝시리즈를 거둔 건 지난달 4일 사직 SK전에서 승리를 거둔 이후 한 달 만이다. 이후 7번의 시리즈에서 위닝시리즈에 실패하며 꾸준히 하락세를 겪었던 롯데에겐 더욱 달콤한 승리다.
사실 이번 시리즈를 앞두로 롯데는 필사의 각오로 맞섰다. 롯데는 그동안 강세를 보여 왔던 KIA를 상대로 2일 사직 경기에서 패배를 당해 다시 루징시리즈를 기록하자 그날 밤 양승호 감독을 비롯해 코칭스태프 회의를 가졌다. 개인 사정이 있는 한 명의 코치만 불참한 가운데 가츠자키 고세이 트레이닝 코치와 김만윤 전력분석원까지 자리를 함께했다. 시즌 중 이렇게 대규모로 코칭스태프가 모여 자리를 가진 건 롯데로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그날 롯데 코칭스태프는 2시간 여 동안 구단의 문제와 나아갈 길에 대해 토의를 했다. 젊은 코치도 허심탄회하게 양승호 감독에게 의견을 개진하는 등 열린 분위기에서 구단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롯데는 이번 시리즈에서 삼성을 상대로 고원준-유먼-송승준으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가동했다. 고원준과 송승준은 최근 부진했기에 쉽사리 위닝시리즈를 점치기 힘든 상황. 게다가 3승 6무 1패로 삼성에 올 시즌 열세를 보여 왔지만 롯데는 중요한 시기에 삼성을 잡아내는데 성공했다. 3일간 롯데 타선은 총 6점, 경기당 2점을 뽑는데 그쳤지만 마운드의 높이를 앞세워 위닝시리즈를 거뒀다.
지난 한 달동안 롯데가 부진했던 가장 큰 이유는 선발진 붕괴였다. 7월부터 삼성과의 시리즈 직전까지 19경기에서 롯데 선발들은 단 7번만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유먼이 3번, 사도스키가 2번, 이용훈·고원준이 각각 1번씩 했을 뿐이다. 선발이 일찍 강판되며 불펜진의 부담이 가중됐다. 타선 역지 침체를 겪었지만 방망이는 롯데가 선두를 달렸던 4월을 제외하고 꾸준히 부진했다.
이번 삼성과의 시리즈에서 롯데가 갈 길은 확실하게 드러났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롯데의 장타력 부재는 심각한 수준이지만 지금 당장 손을 쓸 수는 없다. 시즌이 끝난 뒤 장타력 회복을 위해 코칭스태프와 선수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 선발진도 지난해보다 약해졌지만 선수들을 믿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선두 삼성에 5경기, 2위 두산에 1.5경기 뒤진 3위 롯데는 장기적인 해결책 보다는 앞으로 남은 43경기에서 최대한 많은 승리를 가져올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것이다.
결국 답은 '지키는 야구'다. 이미 양 감독은 "롯데 야구의 체질이 변했다. 올해는 지키는 야구로 가야 할 것 같다"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롯데 불펜은 삼성과의 3연전동안 12이닝 3실점,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했다. 그나마 허용한 3점은 1-6으로 패했던 4일 경기에서 이정민 혼자 허용한 것이다. 롯데는 삼성을 상대로도 한 치도 밀리지 않으며 불펜싸움에서 승리를 거뒀다.
롯데의 불펜야구가 가능한 건 2가지 이유가 있다. 일단 '믿을맨' 이명우와 김성배가 살아나고 있다는 점. 7월 8경기서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4.76을 기록했던 이명우는 8월 3경기에서 무실점 행진 중이다. 김성배 역시 7월 6경기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13.50의 부진을 털고 8월 2경기 무실점으로 페이스를 되찾았다. 여기에 고대하던 정대현이 이번 주 LG와의 3연전에 복귀할 예정이다. 롯데는 남은 시즌동안 체질 개선은 시즌 후로 미뤄두고 눈앞의 순위싸움에 몰두해야 할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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