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0.399' 김태균, "4할, 이제는 신경 안 쓰인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8.06 08: 49

"오히려 이제는 신경이 안 쓰인다".
한화 4번타자 김태균(30)이 역사적인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김태균은 6일 현재 타율 3할9푼9리로 이 부문 부동의 1위에 랭크돼 있다. 2위 박한이(삼성·0.329)와는 무려 7푼 차가 날 정도로 압도적인 1위. 페넌트레이스 전체 42경기가 남은 시점까지 4할 타율에 근접해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대단하다. 1982년 원년 MBC 백인천(0.412) 이후 30년만의 4할 타자 탄생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무더운 여름을 맞아 4타수 2안타 또는 2타수 1안타에 볼넷을 더한 경기를 해야 타율이 유지 또는 상승한다. 3타수 1안타를 쳐도 타율이 내려가는 게 4할 도전의 숙명이다. 이제부터는 매경기, 매타석이 피말리는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김태균은 "오히려 요즘 4할 타율이 그렇게 신경 쓰이지 않는다. 시즌 초반에는 어떻게 타율을 유지할까 신경을 썼는데 솔직히 이제는 '되면 되고, 안 되면 말고'라는 생각"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도전을 포기한 건 아니다. 그는 "타율 4할3푼은 원래부터 목표로 세웠던 것"이라며 장기 목표를 해제하지 않았다. 오히려 "요즘 앞에서 (오)선진이 많이 치고 나가고 (최)진행와 (장)성호형이 앞뒤에서 뒷받침을 잘해주고 있어 이전보다는 투수들이 더 많이 승부를 걸어온다. 초반에는 칠테면 치고 말려면 말라는 식으로 승부해왔지만 지금은 다르다"고 말했다.
물론 여전히 김태균은 상대 배터리에게 부담스런 존재다. 최근 4경기에서 볼넷이 7개나 될 정도. 노골적으로 승부를 피할 만큼 그의 존재감은 파괴적이다. 하지만 김태균은 "나와 승부를 피해도 상관 없다. 원래 그런 건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내가 나가서 찬스를 만들어주는 것도 좋다. 볼넷이 많아졌다고 타격감이 흐트러지는 것도 아니다"며 개의치 않아 했다.
기술적으로는 타격폼과 배트무게에 변화를 줬다. 특유의 노스트라이드 타격폼을 자랑하는 김태균이지만 최근에는 왼쪽 디딤발을 살짝 들고 치는 타격도 한다. 그는 "원래 타격폼은 하체의 많은 힘을 필요로 한다. 지금 힘이 조금 떨어져 있기 때문에 배트 스피드가 무뎌지고 타이밍이 늦어졌다. 그래서 다리를 조금 들며 변화를 주고 있다"며 "배트 무게도 시즌 초에는 1kg을 썼지만 요즘은 900g을 쓴다. 힘이 떨어지거나 컨디션이 안 좋을 때에는 진행이가 쓰는 860g 배트도 썼다"고 설명했다. 타격감 유지를 위해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변화를 준다. 물 아래서 발버둥치는 백조와 같다.
그런 김태균에게 힘이 되는 건 가족들이다. 특히 돌도 지나지 않은 딸 아이가 그에게는 큰 힘이다. 김태균은 "오늘(5일) 집에서 경기장 나오는데 딸의 얼굴을 보니 울려고 하더라. 평소에는 웃고 그랬지만 오늘은 달랐다. 그런 모습을 보고 나니 나도 모르게 마음이 뭉클했다"며 아버지의 마음으로 고마워하고 사명감을 가졌다.
30년만의 4할 타율이라는 대기록에 도전하고 있지만 오히려 이제는 마음의 힘을 덜었다. 그 대신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해볼 수 있는 능력치를 시험해 볼 작정이다. 3할9푼9리에도 4할 타율에 초연한 김태균의 방망이가 어느 때보다 무더운 여름을 더욱 뜨겁게 달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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