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야구가 회생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남은 과제는 불펜 과부하를 더는 것이다.
SK는 지난주 문학 넥센전, 대전 한화전을 모두 2승1패 위닝시리즈로 마감했다. 아슬아슬하게 5할을 지켜왔지만 +2승으로 4위 자리를 지키는데 성공했다. 전반기 내내 깊은 침체에 빠져있던 타선과 기동력이 향상되며 팀 전체가 생동감있게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 희망적이다. 그러나 여전히 마운드 쪽에 불안감을 안고 있다.
SK는 전반기 경기당 평균 득점 4.1점으로 리그에서 3번째 적었다. 팀 타율 2할5푼5리는 리그 최저 기록이었다. 하지만 후반기에는 경기당 평균 5.1점으로 리그에서 가장 많은 점수 내고 있으며 팀 타율도 2할6푼7리로 올랐다. 특히 전반기 44개로 최소였던 도루가 15개로 가장 많아졌다. 도루 실패 6개까지 더하면 경기당 도루 시도는 1.75개로 전반기(1.08개)보다 훨씬 많아졌다.

SK 이만수 감독은 "요즘 선수들이 스스로 활발하게 주루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역시 우리는 뛰어야 한다는 걸 선수들이 알고 잘 뛰더라. 날도 덥고 체력적으로 많이 지칠텐데도 적극적으로 움직이려는 모습들이 보기 좋다.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며 "선수들이 루상에서 활발하게 움직여주니 팀이 생동감있게 변했다. 선수들의 의지가 만든 변화"라고 반겼다.
그러나 여전히 불안요소는 남아있다. 바로 마운드다. 이만수 감독은 "지금 투수가 많지 않다. 마운드가 여유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선발이 많은 이닝을 던지지 못해 중간에 과부하가 걸리고 있다. 불펜투수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선발이 최대한 길게 던져야 한다. 선발이 적게 던지면 경기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SK는 선발투수의 경기당 평균 투구이닝이 4.99이닝으로 5이닝이 되지않는 유일한 팀이다. 5회 이전 조기강판이 30경기로 가장 많으며 3회를 못 채운 것도 13경기로 역시 리그 최다다. 그 부담은 고스란히 불펜 투수들에게 전해졌다. 필승조 정우람과 박희수는 모두 부상으로 한동안 엔트리에 빠졌고, 이재영과 박정배도 각각 부상과 피로누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이만수 감독은 "박희수가 전 경기의 부진에서 헤어나 원래 모습으로 돌아와 다행이다"며 "윤길현과 신승현이 빨리 원래의 기량을 되찾았으면 좋겠다. 감독 마음은 급하지만 2년이 넘는 공백기간이 있는 투수들이라 서두를 수 없는 상황이다. 두 투수가 살아난다면 중간에서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그래도 한 가지 다행인 건 기존의 윤희상 뿐만 아니라 김광현-송은범-채병룡 등 토종 투수들이 오랜만에 호투했다는 점이다. 이들이 이닝이터 본색을 찾는다면 불펜의 과부하를 덜 수 있다. 2연속 위닝시리즈 속에서 SK가 발견한 가장 큰 수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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