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선발진 고민이 덜어질 것인가.
SK는 지난주 넥센-한화 상대로 연속 2승1패 위닝시리즈를 가져갔다. 4승 모두 중 3승이 선발승이라는 게 의미있었다. 지난주 시작 전까지 SK는 선발승이 23승으로 8개팀 중에서 가장 적었다. 반면 구원승은 18승으로 가장 많았다. 불펜에 대한 비중이 너무 높았다. 하지만 지난주 4승 중 3승을 선발투수들이 가져가 체면을 세웠다.
더욱 의미있는 건 2000년대 후반 팀의 전성기를 이끈 투수들이 오랜만에 호투했다는 점이다. 에이스 김광현(24)을 시작으로 우완 송은범(28)-채병룡(30)이 안정감있는 피칭으로 향후의 활약을 예고했다. 김광현과 송은범은 각각 43일·78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고, 채병룡은 무려 1214일 만에 퀄리티 스타트 작성에 성공했다.

SK는 올해 좀처럼 선발진에서 100% 전력을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아퀼리노 로페즈가 부상 후유증으로 중도 퇴출됐고, 마리오 산티아고도 부상 재발로 페넌트레이스 내 복귀가 불투명하다. 부상 재활로 개막을 함께 하지 못한 송은범과 김광현도 한 차례씩 부상으로 1군을 들락날락했다. 채병룡은 2년간의 공백기로 1군 복귀에 시간이 걸렸다. 8개팀 중 유일하게 선발투수 평균 이닝이 5이닝을 넘지 못하며 퀄리티 스타트는 31경기로 최소.
하지만 지난주 세 투수가 나란히 선발로서 제 몫을 하며 존재감을 떨쳤다. 김광현은 2일 문학 넥센전에서 5⅓이닝 4피안타(1피홈런) 4볼넷 6탈삼진 3실점으로 막았는데 5회까지는 1피안타였다. 이만수 감독은 "광현이가 아주 씩씩하게 잘했다. 특히 뒷다리에 중심을 남겨둔 덕분에 제구가 좋았고 볼 스피드도 향상됐다. 전체적으로 완급조절도 잘 이뤄졌다. 기술적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모습이었다"고 높은 평가를 내렸다.
송은범도 4일 대전 한화전에서 최고 152km 강속구를 뿌리며 5이닝을 3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이 감독은 "이를 악물고 던지더라. 그동안 승을 챙기지 못해 힘들었을텐데 전력으로 던지며 볼도 빨랐고, 완급 조절도 좋았다. 다음부터는 더 많은 이닝을 던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긍정적인 평가와 기대를 함께 걸었다.
여기에 채병룡까지 완전한 1군 전력으로 돌아왔다. 5일 대전 한화전에서 6이닝 6피안타 3볼넷 7탈삼진 1실점 퀄리티 스타트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만수 감독도 "선발진이 부족한 상황에서 채병룡이 잘 던져줬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채병룡은 지난주 선발등판한 2경기에서 11이닝 3실점 평균자책점 2.45로 막아내며 완연한 회복세를 보였다.
김광현·송은범·채병룡은 2000년대 후반 최강팀 SK를 대표하는 간판 투수들이었다. 송은범과 채병룡은 중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기본적으로 선발진에 있을 때 더욱 빛을 발했다. 김광현·송은범·채병룡의 호투는 전반기 내내 정상 전력을 가동하지 못한 SK 선발진의 숨통을 틔여주는 긍정적인 플러스 효과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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