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마운드, '좌완 파라다이스‘를 꿈꾸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08.06 07: 31

에이스 투수를 비롯한 신예 투수들과 불펜진, 그리고 마무리투수까지 모두 좌투수다.
LG 마운드가 좌완 파라다이스를 꿈꾸고 있다. 벤자민 주키치가 에이스 역할을 소화하고 있는 가운데 봉중근의 마무리 전환 성공, 그리고 이승우·최성훈·이희성 등의 신예 투수들과 재기에 성공한 신재웅까지 꾸준히 좌투수가 나오고 있다.
올 시즌 주키치는 이미 두 자릿수 승을 달성, 10승 5패 평균자책점 2.96으로 지난 시즌 이상의 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LG 외국인 투수 중 최초로 2년 연속 10승 이상을 거둔 주키치는 겨울 동안 자신의 문제점을 보완하는데 집중했다. 무엇보다 3할에 달했던 좌타자 피안타율을 낮추기 위해 고심했고 좌타자 몸쪽을 파고드는 컷패스트볼로 피안타율 2할3푼2리를 기록, 약점 없는 투수가 됐다. 컷패스트볼 외에도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 변화구의 위력 역시 지난 시즌보다 향상된 상태다. 주키치의 개인 최다승은 2007년과 2008년 마이너리그에서 거둔 11승. 촤다승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는 주키치의 올 시즌 목표는 15승이다.

지난해 6월 왼쪽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봉중근은 불펜 전환을 통해 부활, 지난 9년 동안 LG가 잃어버렸던 마무리투수가 됐다. 올 시즌 단 한 차례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했을 뿐 평균자책점 1.61, 16세이브를 올리고 있는 봉중근은 여전히 과감하게 상대 타자의 몸쪽에 직구를 꽂고 체인지업과 커브로 헛스윙을 유도한다. 언젠가는 마무리투수로 커리어를 장식하겠다고 다짐해왔던 봉중근이 지난 시즌 부진을 딛고 마침내 LG의 해답이 됐다.
올 시즌 LG 마운드의 가장 큰 수확은 이승우와 최성훈으로 대표되는 신예 좌완투수진이다. 지난 4월 8일 삼성과 개막 2연전 두 번째 경기에 깜짝 선발 등판, 무실점 호투를 펼친 이승우는 시즌 중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내야땅볼 유도에 용이한 투심패스트볼과 상대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는 체인지업이 장기였던 이승우는 후반기부터 커브를 부지런히 연마, 구종 추가에 성공했다. 현재 이승우는 전반기 막판 부진의 원인으로 ‘투구 패턴의 단조로움’을 꼽으며 후반기에는 자신이 지닌 모든 구위를 총동원, 팔색조 투수로 거듭나려 한다.
대졸신인 최성훈 역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프로에서 맞이하는 첫 시즌을 알차게 보내고 있다. 올 시즌 선발투수로 5경기에 등판, 2승 2패 평균자책점 3.42를 기록한 최성훈은 마운드에서 흔들리지 않는 강심장을 무기로 타자들을 공략한다. 타자들 몸쪽을 파고드는 직구와 자유롭게 각을 조절하는 커브로 신인답지 않은 과감함을 증명했다. 최성훈은 후반기 불펜 전환에 대해 “프로 첫 시즌인 만큼 어느 자리든 소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각오를 다진 바 있다.
이희성과 신재웅은 방출의 아픔을 이겨내고 새로운 드라마를 쓰려한다. 지난해 넥센에서 방출된 이희성은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를 통해 다시 프로에 진입, LG 유니폼을 입었다. 7월 6일 LG와 계약한 후 7월 25일 처음으로 1군 마운드를 밟은 이희성은 지금까지 3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 중이다. 노련한 경기운영능력으로 퓨처스 리그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쳤던 이희성은 1군 무대에 대해 “특별히 긴장되지는 않는다. 다른 무대가 아닌, 퓨처스 리그라고 생각하고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며 빠르게 1군 무대에 적응하고 있다.
신재웅은 후반기 선발로테이션에 진입, 두 번째 야구인생을 시작했다. 7월 26일 잠실 두산전에서 5⅔이닝 1실점으로 호투, 팀의 스윕패를 저지한 것과 동시에 6년 만에 선발승을 거둔 신재웅은 1일 잠실 한화전에선 제구력 난조를 겪으며 5이닝 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한화전 사사구 5개를 기록, 두산전 무사사구와 대조되는 모습을 보였던 신재웅은 오는 8일 잠실 롯데전을 통해 부진을 만회하려 한다.
LG는 지금까지 팀 평균자책점 4.23을 기록, 시즌 전 목표였던 3점대 평균자책점에는 실패하고 있다. 하지만 주키치와 봉중근이 에이스와 마무리투수로서 역할을 다해주고 이승우·최성훈·이희성·신재웅의 좌완 신진세력이 꾸준히 성장한다면 앞으로 LG 마운드는 더 높이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원포인트 릴리프 이상의 역할을 해낼 수 있는 좌투수들을 보유했다는 점에서 LG 마운드의 미래는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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