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는 금메달이다.
정지현(29, 삼성생명)의 목표는 뚜렷하다. 금메달만 바라보고 있다. 금메달에 대한 열망이 얼마나 강했으면 뱃속의 아이의 태명을 올금(올림픽 금메달)으로 정했을까. 정지현은 금메달을 목표로 태릉선수촌에서 굵은 땀을 흘려왔다. 그리고 기다리던 날이 다가왔다.
정지현은 6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엑셀 노스 아레나서 '2012 런던 올림픽 남자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60kg'에 돌입한다. 16강전부터 결승전까지 쉬지 않고 이어지는 혹독한 일정이다. 이를 위해 정지현은 엄청난 양의 체력 훈련을 견뎌왔다. 정지현의 최고 장점은 이제 기술뿐만 아니라 체력이다.

대진운도 좋다. 가장 껄끄러운 상대인 오미드 하지 노루지(26, 이란)을 피했다. 노루지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2011년 세계선수권대회서 정지현을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한 실력자다. 경기 운영을 잘하고 그라운드 공격이 매우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옆굴리기 기술은 최상위 클래스라는 것이 중론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메달 진입권으로 평가받는 케비스파예프 알마트(25, 카자흐스탄, 2011 세계선수권대회 2위)와 이보 세라피모프 안젤로프(28, 불가리아, 2011 세계선수권대회 3위)도 모두 피했다. 난적이라면 준결승에서 상대할 자우르 쿠라마고메도프(25, 러시아, 2011 세계선수권대회 3위) 정도다. 힘든 상대를 피한다는 건 빡빡한 일정 속에서 체력을 아낄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정지현에게 이번 올림픽은 세 번째다. 첫 번째였던 2004년 아테네 대회에서 20살 정지현은 새내기였다. 겁도 없었고 상대들도 그를 알지 못했다. 이제는 다르다. 8년이라는 세월 동안 정지현은 세계 레슬링의 강자가 됐다. 그만큼 그를 아는 선수들도 많다. 하지만 안한봉 코치 아래서 엄청난 체력 훈련을 했다. 상승된 체력은 변수다. 정지현이 "비장의 무기는 없지만 체력으로 상대가 지치게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할 정도다.
한국 레슬링은 역대 올림픽의 금메달 효자밭이었다. 하지만 2008년 베이징 대회서 32년 만에 '노 골드' 수모를 당했고,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서도 금메달을 따지 못하며 위상이 추락했다. 이제 정지현은 뭉개진 레슬링의 자존심을 일으켜 세우려고 한다. 물론 쉽지는 않다. 하지만 마지막 도전이라는 각오를 한 만큼 동기부여가 되어 있어 그의 금메달 도전은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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