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링컨:뱀파이어 헌터'(이하 링컨), '나는 왕이로소이다'(이하 나는왕), '광해, 왕이 된 남자'(이하 광해)에 이르기까지 역사적 인물에 상상력을 가미한 '팩션' 작품들이 열풍 조짐을 보이고 있다.
'팩션'은 팩트와 픽션을 합성한 신조어. 2012년 여름 극장가에는 역사적 인물이나 사건에 기발하고 과감한 상상력을 더한 팩션 영화들이 대거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링컨'은 미국 역사상 위대한 대통령으로 꼽히는 링컨대통령이 뱀파이어 헌터였다는 콘셉트로 할리우드를 열광케 했다. 상상력과 비주얼의 대가로 불리는 팀 버튼은 몇 줄의 콘셉트 만으로 원작 책이 나오기도 전에 영화 판권을 사들였으며, 제작자로 참여하려 했던 '원티드'의 티무르 베크맘베토브 감독은 흥미로운 스토리에 독창적인 비주얼을 그려내고자 직접 메가폰을 잡았다.

'나는왕'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으로 칭송받는 성군 세종대왕이 사실은 왕이 되는 것을 싫어해 가출까지 감행한 소심한 세자라면?'이라는 가설에서 출발했다. 세종이 즉위하기 전 3개월의 이야기를 그린 '나는왕'은 세종대왕이라는 역사적 인물에 그와 똑닮은 노비라는 상상 속 인물을 더해 팩션을 만들어 냈다.
할리우드까지 영역을 넓힌 배우 이병헌 주연의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조선 제 15대 왕이자 비운의 군주였던 광해군의 숨겨진 비밀을 소재로 한 팩션 사극이다. 친형과 이복동생을 죽이고 계모 인목대비를 폐위시키고 가계를 멸문했다고 알려진 광해군은 폭군, 패륜의 이미지로 연산군에 이어 최악의 왕으로 기억된다. 그러나 가장 드라마틱한 왕이었다고 할 만큼 많은 사연과 위대한 업적도 있는 광해라는 역사적 인물에 독살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에 급기야 자신을 대신할 가짜 왕을 찾는다는 상상력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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