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면 좋지만, 한 경기의 승리 보다는 제대로 기초를 연마해서 큰 틀을 만들어야 한다".(8게임단 한상용 수석코치). "아쉽지만 즐거운 경험이었다. 지금은 이기는 것 보다는 나 만의 경기를 만들어야 한다"(이제동).
한상용(32) 코치는 한이석과 WCS 한국 대표선발전 32강전을 앞둔 제자 이제동(22)에게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승리가 아니라는 말을 거듭 강조했다. 초반 모험적인 전략이나 올인 체제로 불리는 승부수를 띄우는 것 보다는 지금 이제동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 만의 경기 스타일을 만들기 위한 기초라는 점과 주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제동 역시 무리한 일보 전진 보다는 한 발 물러서고 두 걸음을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제동은 6일 서울 신정동 곰TV스튜디오에서 열린 '스타크래프트2 월드 챔피언십 시리즈(이하 WCS)' 한국 대표선발전 32강전서 프나틱의 한이석에게 0-2로 무릎을 꿇으며 첫 번째 관문인 32강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김택용 송병구 이영호와 '택뱅리쌍'이라 불리는 이제동은 스타크래프트1을 대표하는 e스포츠의 네임드. 본인 자신도 '폭군'으로 불릴 정도로 팬들과 관계자들 사이에서 기대치가 높다. 그러나 문제는 스타크래프트2의 종목 적응. KeSPA 리거들끼리 경쟁하고 있는 프로리그에서는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2년 이상 빨리 스타크래프트2를 시작한 기존 GSL 선수들과 경쟁에서는 아직 제대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그의 경기를 지켜보던 한상용 코치는 "확실하게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 상대에게 끌려가는 경기 운영을 보이는 것도 그 때문"이라며 "지금은 실력적으로 부족하지만 좀 더 경험이 쌓이고 자신감이 붙는다면 충분히 해 볼만한 상대"라고 진단했다.
경기를 마치고 나서 이제동은 "승리하지 못했지만 즐거운 경험이었다. 한이석 선수가 잘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확실하게 잘 하시더라. 많이 배웠다. 더 실력을 키워서 다음에 또 만난다면 내 경기를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그는 "초반 전략을 사용해도 승리한다는 보장이 없지만 지금의 난 도박적인 전략 보다는 내실을 다질 시기라고 생각한다. 밸런스를 더 올려서 경기를 풀어가는 감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패했지만 더욱 승부욕이 불타오른다는 이제동. 그가 스타크2에서 본궤도로 올라가는 시점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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