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학선(20, 한국체대)이 한국 체조 52년 만에 첫 올림픽 금메달의 환희를 맛보는 동안 못내 아쉬운 표정을 지은 선수도 있었다.
양학선은 7일(한국시간) 새벽 영국 런던 노스그리니치 아레나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체조 남자 도마 결승전에서 가장 마지막 주자로 나서 평균 16.533점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그러나 바로 이 순간 칠레의 엔리케 토마스 곤살레스 세풀베다(27)는 고개를 떨궜다. 콧수염을 길러 잊을 수 없는 인상을 지닌 곤살레스는 양학선이 나서기 전까지 3위였다.

곤살레스는 첫 시도에서 16.400, 두 번째는 15.966을 기록, 평균 16.183을 기록했다. 러시아의 데니스 아블리야진이 기록한 16.399, 우크라이나의 이고르 라디빌로프가 올린 16.316에 이어 동메달이 가능했다. 첫 시기에서 7.0의 난이도를 시도한 후 두 번째는 6.6의 난이도로 사실상 동메달 전략을 택했다.
결국 양학선이 1차 시기에서 1080도를 비틀며 내려오는 '양학선' 기술과 2차에서 스카라 트리플을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곤살레스는 4위로 밀려나 노메달에 그치고 말았다.
곤살레스에게는 동메달조차 의미가 있었다. 자신의 조국 칠레는 역대 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7개, 동메달 4개를 따냈지만 아직 체조 종목에서는 메달이 나오지 않고 있다. 4위는 역대 칠레 체조 선수 중 가장 높은 순위다.
곤살레스는 칠레의 산티아고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다했다"면서 "내 목표는 이뤘다"고 말했다. 이어 "내 생애 최고의 플레이였다"는 그는 "내 느낌은 3위에 오른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칠레는 이번 대회에서 아직 메달을 따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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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