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쇼케이스가 열린다.
'괴물' 류현진(25·한화)의 피칭을 직접 보기 위해 조만간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대거 한국을 찾는다. 공식적인 명목은 오는 30일부터 내달 8일까지 서울 목동·잠실구장에서 열리는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관찰. 하지만 10개가 넘는 구단들이 이 대회뿐만 아니라 류현진의 피칭을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그의 등판일을 수소문하고 있다.
최소 2명부터 최대 6명까지 구성된 스카우트들이 총출동하게 된다. 이미 한국에 상주하고 있는 스카우트들도 있지만 영향력있는 구단 및 관계자들이 찾는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빅리그 진출을 향한 쇼케이스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이달 중순부터 류현진의 선발등판 경기에 대규모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진 보게 될 듯하다.

한 야구 관계자에 따르면 "10개가 넘는 구단들이 류현진의 등판일을 물어보고 있다. 여전히 메이저리그에서는 류현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며 크게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 하나는 베이징 올림픽 쿠바와의 결승전에서 보여준 그의 피칭이고 또 다른 하나는 대만 출신의 천웨인(볼티모어)과 한국무대에서 뛰었던 트레비스 블랙클리(오클랜드)가 성공을 거뒀다는 점이다.
류현진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결승전에서 최강 쿠바 타선을 맞아 역투를 펼쳤다. 8⅓이닝 5피안타 2볼넷 7탈삼진 2실점으로 틀어막았는데 이것이 아직도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에게 강한 인상으로 남아있다. "여전히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은 류현진의 쿠바전 피칭을 잊지 못한다. 메이저리그 투수들도 쿠바 타자들을 상대로 그렇게 잘 던질 수 없다는 점에서 결승전 피칭은 지금까지도 높이 평가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 해까지 일본프로야구에서 활약한 대만인 투수 천웨인(27)과 지난 해 한국프로야구 KIA에 뛴 호주 출신 트레비스(30)가 올해 나란히 빅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하고 있는 것도 류현진에 대한 관심을 크게 높이는 요인이 됐다. 천웨인은 풀타임 선발로 22경기에서 10승6패 평균자책점 3.46으로 맹활약하고 있으며 트레비스는 19경기에서 4승3패 평균자책점 3.40을 기록 중이다. 특히 선발등판한 최근 10경기 4승2패 평균자책점 2.89로 특급 피칭을 펼치고 있다.
두 투수 모두 바로 지난해까지 아시아 무대에서 뛰었고, '좌완 투수'라는 공통분모가 있다. 이 관계자는 "천웨인과 트레비스의 성공으로 류현진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졌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류현진이 최근 몇 년간 부상에 시달리고 성적이 떨어졌다는 것을 파악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번 기회에 제대로 관찰하려 한다. 비용이 많이 들어도 한국행 인원 규모를 늘렸다"고 밝혔다.
관건은 몸값이 될 공산이 높다. 이 관계자는 "천웨인은 저비용 고효율로 성공한 케이스인데 류현진에게 얼마나 투자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고 궁금증을 나타냈다. 천웨인은 3년간 총액 1130만달러에 볼티모어와 계약했다. 계약금으로 25만 달러, 올해 연봉은 307만 달러를 받는다. 2013년은 357만 달러, 2014년에는 407만 달러를 받기로 했다. 메이저리그 평균 연봉 344만 달러.수준. 트레비스는 마이너리그 계약으로 최저연봉을 받는다.
천웨인은 지난해 FA로 이적료없이 순수 몸값만 받았다. 하지만 류현진의 경우에는 한화 구단의 동의하에 해외 진출 자격을 얻기 때문에 포스팅 시스템을 거쳐야 한다. 한화 구단은 '납득할 만한 금액이 아니면 어렵다'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류현진으로서는 내달 중순까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보는 앞에서 강렬한 인상 심어줘야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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