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타왕·친목왕' 이양기, 한화의 소금 같은 존재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8.07 10: 20

한화 외야수 이양기(31)가 8월 여름부터 바짝 힘을 내고 있다. 
이양기는 1군에 재등록된 8월 5경기에서 9타수 5안타 타율 5할5푼6리 1타점으로 활약하고 있다. 지난 2일 잠실 LG전에서 에이스 벤자민 주키치를 상대로 3연속 안타를 터뜨리며 침묵을 깨더니 3일·5일 대전 SK전에서는 대타로 나와 마무리 정우람을 상대로 좌전 안타를 작렬시켰다. 지난 한 주에만 안타 5개를 몰아치며 좌투수 킬러이자 특급 대타로서의 명성을 재확인시켰다. 
이양기는 지난해 93경기에서 147타수 41안타 타율 2할7푼9리 17타점으로 활약했다. 특히 대타로 48타수 15안타 타율 3할1푼3리에 최다 13타점을 올리며 최고의 전문 대타 요원으로 활약했다. 2루타 5개에 볼넷 6개, 몸에 맞는 볼 2개를 골라내는 등 대타 성공률은 무려 4할1푼에 달했다. 

그러나 올해는 34경기에서 48타수 11안타 타율 2할2푼9리 6타점에 그치고 있다. 대타로도 18타수 4안타 타율 2할2푼2리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지난해 이양기 카드로 대타 카드의 재미를 본 한대화 감독도 "이양기가 아쉽다. 이양기만한 대타감이 없다"며 아쉬워했다.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먼저 장타에 대한 욕심이었다. 이양기는 "시즌 초반 배트를 900g짜리로 썼다. 장타를 치기 위해서였는데 오히려 타격 밸런스가 무너졌다. 이제 다시 860g으로 쓰고 있다. 이제야 감이 온다"고 했다. 이양기는 체격에 비해 너무 가벼운 배트를 쓴다는 지적을 받았는데 장타 생산에 신경 쓰다 보니 원래 장점을 잃어버렸다. 
860g 배트로 감을 찾고 있을 때에는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이 찾아왔다. 지난 4월말 청주 경기 중 베이스러닝을 하다 햄스트링을 다쳤다. 그는 "처음에는 별 것 아닌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근육이 찢어졌더라. 그 바람에 한 달 정도 재활했고 감을 찾느라 헤맸다"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이제 통증도 이겨냈고 타격감까지 찾았다. 
그가 팀에 보탬이 되는 건 좌완 킬러이자 대타 전문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푸근한 인상만큼 성격 좋고, 마음이 따뜻한 그는 보이지 않게 팀원들을 돕는다. 외국인선수 데니 바티스타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양기는 "바티스타가 너무 힘들어하길래 하루는 집에 찾아가 직접 밥도 사먹였다"며 "바티스타가 내 말은 잘 알아듣는다. 통역 없이도 우리는 통한다"고했다. 바티스타도 "힘들 때 '양키(이양기)'가 웃음을 줬다"며 고마워했다. 
베테랑 강동우가 2군에 내려갈 때도 옆에서 배웅하며 힘을 주고, 손가락 골절을 당해 재활을 하고 있는 백승룡의 곁을 지켜준 것도 이양기였다. 그는 "동우형이나 승룡이나 마음고생이 심할 것이다. 하루빨리 1군에서 같이 뛰었으면 좋겠다"며 뜨거운 동료애를 드러냈다. 이양기가 있어 한화는 그 어느 팀보다 끈끈하게 뭉쳐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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