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극장가는 '예상보다 강한 한국영화, 소문보다 약한 할리우드 영화'로 요약할 수 있는 기간이었다.
영진위(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12년 7월 한국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여름 성수기 극장가에 예상보다 한국영화의 선전이 돋보였다.
2012년 상반기 한국영화 시장점유율은 53.4%로 마감됐으나, 7, 8월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대규모 개봉이 예상돼 상반기의 좋은 성적이 여름까지 쭉 이어지지는 못할 것이라는 불안한 전망을 했었다. 하지만 막상 7월 말을 넘기면서 극장가는 의외의 뒷심을 보여주는 한국영화의 예상 밖 선전이 이어졌다.

7월 한국영화는 47.8%(상영작) 또는 57.7%(개봉작)의 시장 점유율을 보였다. 한국영화와 외국영화가 팽팽하게 시장에서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여름 성수기에 각종 눈요기와 화제성, 스타들로 무장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활약한다면 7월 시장 전체를 미국제 영웅들이 장악하지 않을까하고 많은 한국 영화인들이 걱정을 했지만,결과는 우려와 달리 한국영화와 외국영화가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우선 관객수의 파이가 커졌다. 7월 극장 관객이 2000만을 넘기면서 극장 관객 수 자체도 올 해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7월 극장 관객 수는 2095만 5320명이다. 이 수치는 2012년 월별 관객 수로도, 최근 몇 년간 7월 관객 수치로도 최고다. 영진위 영화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으로 월 관객이 2000만을 넘긴 달은 2007년 8월, 2009년 8월, 2011년 8월의 세 번 뿐이다.
영진위는 "전체적으로 봤을 때 한국영화가 관객 몰이에 성공하면서 전체 시장가 커졌다고 할 수 있다. 7월 5일 개봉한 '연가시'와 7월 25일 개봉한 '도둑들'의 흥행 덕분이다"라고 밝히며 "외국영화는 2011년 7월에 비해 오히려 11.8% 하락한 수치다. 6월 25일 '어메이징 스파이더 맨', 7월 19일 '다크 나이트 라이즈'이 개봉했으나 흥행은 기대했던 것보다는 덜했다"라고 전했다.
'도둑들'은 개봉하자마자 '다크 나이트 라이즈'를 누르고 흥행 1위 자리에 올랐고, 7월 한 달간 조용히 흥행을 했던 '연가시'는 크게 회자되거나 화려한 주목을 받지 않았지만 7월 결과를 보니 총 관객 445만 명으로 실속을 단단히 챙겼다.
이는 '7광구', '고지전' 등 한국영화 대작들이 흥행에 참패하거나 부진했던 지난 해의 양상과 뚜렷이 다른 모습이다. 한국영화의 선전에 대해 영화 제작 관계자는 "할리우드와 차별되는 대작으로 승부수를 띄운 게 올 여름 극장가에서 한국영화가 성공한 요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기대를 하지 않은 작품은 기대 이상이란 반응을 얻었고, 기대작들은 기대만큼 잘 나왔다란 평을 얻을 만큼 기본적으로 질 좋은 영화들이 나왔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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