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중계방송 관계로 예능프로그램과 드라마가 대거 결방, 제작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방송사에서는 4년에 한 번 있는 지구촌 축제인 올림픽 중계방송이 그 어떤 프로그램보다 중요한 '1안'인 것이 사실. 그러나 소위 방송이 죽게 되면서 미리 찍어 놓은 분량과 녹화일이 뒤죽박죽되는 상황 속에서 예능 PD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상태다. 종영을 앞둔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들도 이미 한참 전에 촬영을 모두 마쳤지만, 종영일이 미뤄지는 바람에 언론인터뷰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빠졌다.
실제로 한 예능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PD는 최근 OSEN에 "올림픽 중계로 결방이 잦아지면서 크고 작은 문제가 생기고 있다. 예를 들어 영화 개봉 기간에 맞춰 게스트를 섭외했지만, 결방이 이어지면서 시기를 완전히 놓치게 됐고, 이미 찍어 놓은 녹화분도 언제 내보내야 할지 가늠하기 어렵다"며 "녹화를 진행할 수밖에 없지만, 출연자나 관계자에게 방송일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주말 예능프로그램도 별반 다르지 않다. 올림픽 기간 중 이미 한 차례씩은 모두 결방한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런던과의 시차 때문에 대한민국 대표팀의 주요 경기는 대부분 이른 저녁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진다. 예능프로그램과 드라마가 방송되는 시간과 정확히 맞물리게 된다.
드라마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 마지막 방송이 언제 전파를 탈지도 까마득하기 때문. SBS '유령'은 종영일을 1주일 연장했고, 정상 방송이 예상됐던 '신사의 품격'은 무려 2주간이나 종영이 연기됐다. KBS 2TV '각시탈', MBC '골든타임', '닥터진' 등도 편성 번복을 거듭하며 결방 사태를 빚었다.
'유령', '신사의 품격', '닥터진'은 종영까지 몇 회 남겨 놓지 않았지만, 결말을 확인할 수 있는 정확한 시기는 아직 알 수 없다. 올림픽 주요 경기에 따라 또 결방될 가능성이 낮지 않기 때문이다.
방송사 측에서도 결방을 최대한 막고자 유동적으로 시간을 변경하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스포츠 경기 특성상 게임이 지연되거나 연장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정상적인 편성은 어려울 따름이다.
ponta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