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반전 없이 주저앉을 것인가.
LG가 후반기 위닝시리즈에 실패하고 있다. LG는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총력전을 선언, 대부분의 경기에서 불펜 필승조를 가동하며 승리 의지를 보였지만 반전 없이 4승 7패 1무로 고전 중이다.
가장 큰 문제는 6월부터 반복되고 있는 세밀함이 결핍된 플레이다. LG는 후반기 7경기에서 두 자릿수 안타를 기록했지만 타선 폭발은 승리와 무관한 상태다. 정작 1점을 뽑고 1점을 막아야하는 결정적 상황에서 번번이 작전수행 실패, 주루플레이 미스, 수비 조직력 불안을 노출하고 있다.

히트앤드런 상황에서 타자들은 의도와는 반대 방향으로 타구를 보내는 경우가 허다하고 경기 흐름과 무관한 주루플레이도 속출한다. 전반기 마지막 3연전에서 회복세를 보였던 수비 조직력도 다시 흔들리고 있는데 지난 5일 목동 넥센전에선 상대의 푸시번트를 의식한 나머지 2루수가 1루를 커버하지 못했다. 또한 좌익수 희생플라이 때 3루 주자를 잡는 과정에선 어이없는 유격수 커트 플레이가 나왔다.
선수들의 집중력 부족을 탓할 수도 있지만 모호한 라인업도 문제다. 좌익수 정의윤과 2루수 김태완은 공격력에 비해 수비에서 아쉬움을 사고 있는데 김태완의 경우 3루 수비는 안정적인 반면, 2루 수비는 경험 부족으로 상황에 따른 동선파악을 못하는 경우가 있다. 결국 지난 7월 30일 1군급 선수들 4명을 엔트리에서 제외하면서 가용 자원의 수준이 크게 떨어졌고 그 후폭풍을 맞고 있는 것이다.
올 시즌 가장 많이 2루를 맡았던 서동욱과 김일경이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1루수도 이병규(7번)가 2군으로 내려가면서 내야 수비력이 순식간에 떨어졌다. 타석에서는 여전히 실망스럽지만 수비에선 팀 내 누구보다 안정적인 외야수 이대형의 부재 역시 외야 수비에서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거기에 베테랑 포수 심광호가 무릎 수술로 이탈, 풀타임을 소화한 경험이 없는 김태군과 신인 조윤준이 포수 마스크를 쓰면서 전체적인 수비력이 시즌이 흘러갈수록 하락 중이다.
지난 시즌 LG는 후반기에 약 한 달 동안 위닝시리즈에 실패했었다. 당시에도 후반기 총력전을 선언했으나 반전 없이 허무한 추락만 맛봤다. 올 시즌도 총력전 선언과 동시에 이동현과 우규민 등은 잦은 등판으로 성과 없는 희생 중이다. 이번 주 상대전적 열세에 놓여있는 3위 롯데와 1위 삼성을 맞아 이대로 주저앉고 말 것인지, 아니면 반전의 실마리를 잡을 것인지 판단할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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