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코리안특급' 한화 박찬호(39)와 천적 관계를 깨끗하게 청산했다.
두산은 7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한화와의 원정경기에서 타선폭발에 힘입어 10-5 완승을 거뒀다. 박찬호가 선발등판한 3경기에서 전패를 당한 두산이었지만 이날은 화끈한 공격력으로 박찬호를 조기강판시키며 그간의 패배를 설욕하는데 성공했다. 시즌 50승을 거둔 두산은 26번째 역전승으로 리그 최다 역전승 팀다운 저력도 발휘했다.
▲ 두산의 박찬호 공략법은

이날 경기 전까지 두산은 박찬호에게 고전을 면치 못했다. 박찬호의 데뷔전이었던 지난 4월12일 청주 경기에서 첫 승의 제물이 된 두산은 5월17일 잠실 경기에서도 박찬호는 시즌 최다 7이닝으로 두산을 타선을 1점으로 묶었다. 6월22일 대전 경기 5이닝 4실점이 가장 좋지 않은 내용.
경기 전 두산 김진욱 감독은 박찬호에 대해 "결국 수싸움이 관건이다. 박찬호는 다양한 공을 던지는 데다 코너워크가 좋아 공략하기 쉽지 않다"면서도 "송재박 타격코치님과 박찬호를 공략법을 이야기했다. 박찬호 같은 투수에게는 공 하나를 노려 치는 게 어렵기 때문에 코스를 나누는 게 좋다"며 힌트를 줬다.
1회 2사 후 선두타자 김현수의 중월 솔로 홈런은 박찬호의 직구가 가운데 높게 들어온 실투였다. 두산은 2~4회 모두 주자가 출루했지만 후속타 불발로 추가점 얻지 못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늘 그랬던 것처럼 박찬호의 페이스에 말려드는 듯했다. 하지만 5회부터 두산의 코스 공략이 성공하며 마침내 박찬호를 무너뜨렸다.
▲ 코스 공략으로 역전승
두산은 5회에만 안타 8개, 볼넷 2개로 대거 8득점하며 승부를 갈랐다. 하위타선이 박찬호를 무너뜨렸다. 첫타자 이원석이 볼넷으로 걸어나간 뒤 이종욱이 우측 2루타를 터뜨렸고, 계속된 2·3루에서 허경민의 우익선상 2타점 2루타로 3-3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정진호의 중전 안타, 오재원의 볼넷으로 만든 무사 만루에서 고영민-김현수 연속 2타점 적시타로 강판시켰다.
확실히 하나의 코스를 노리고 들어간 게 통했다. 이종욱은 몸쪽 낮은 커터, 허경민은 바깥쪽 직구, 정진호는 몸쪽 직구, 고영민은 바깥쪽 낮은 슬라이더, 김현수는 몸쪽 낮은 직구를 받아쳤다. 특히, 허경민과 고영민은 결대로 가볍게 밀어친 게 안타로 이어졌다. 이종욱·정진호도 코스대로 공략한 게 적중했다.
이날 박찬호는 안타 8개를 맞았는데 그 중 5개가 7~9번 하위타선이었다. 이종욱·정진호가 2안타, 허경민이 1안타. 김현수가 홈런 포함 2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 1볼넷으로 펄펄 날았고, 고영민도 안타를 1개를 보탰다. 두산으로서는 지긋지긋한 박찬호와의 천적 관계를 깨끗하게 청산한 기분 좋은 승리였다. 아울러 시즌 26번째 역전승으로 역전의 명수다운 저력을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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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