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경기 연속 QS 실패’ 주키치, 후반기 고전 계속되나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08.08 07: 15

LG 좌완 에이스 벤자민 주키치(30)의 최근 부진이 심상치 않다.
주키치는 7일 잠실 롯데전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5실점(4자책점)으로 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에 실패했다. 주키치의 부진에도 LG는 연장 접전 끝에 6-5로 승리, 주키치는 패전투수는 면했지만 이번에도 전반기와 같은 압도적인 모습은 없었다.
이날 주키치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투구패턴으로 롯데 타자를 상대했다. 주무기인 몸쪽 커터 대신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면서 롯데 타자들의 타격존을 흔들려고 했다. 롯데 타자들 대부분이 몸쪽 커터에 대비했기 때문에 경기 초반까지는 투구패턴 변화가 잘 먹혀들었다.

하지만 3회초부터 바깥쪽 커터가 높게 형성되며 난타를 당했다. 김주찬에게 던진 높은 커터가 1타점 우전안타가 됐고 손아섭에게 던진 직구는 정가운데로 형성되며 2타점 우전안타로 이어졌다. 몸쪽 커터 대신 던진 바깥쪽 커터가 제구력 난조로 인해 의도한 로케이션대로 이뤄지지 않은 결과였다.
타선이 5회말 동점을 만들었지만 6회초에는 변화구도 마음대로 떨어지지 않아 홍성흔에게 던진 체인지업이 중전안타, 황재균에게 던진 슬라이더는 1타점 좌전안타가 됐다. 결국 주키치는 황재균에게 안타를 허용한 후 자신의 부진에 당황한 듯 1루 견제 송구 에러까지 범했고 바로 이동현과 교체됐다.
7월초까지 주키치는 리그 최고의 좌투수였다. 4월 20일부터 7월 7일까지는 1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를 달성했다. 좌·우 타자를 가리지 않고 몸쪽을 예리하게 파고드는 커터와 바깥쪽 체인지업의 조화는 상대 타자 입장에서는 골칫거리가 아닐 수 없었다. 연승은 이어가고 연패는 끊어주는 특급 에이스 그 자체였다.  
그러나 전반기 마지막 주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일주일 동안 3번 등판했고 이후 5번의 선발등판에서 퀄리티스타트 전무, 투구패턴의 변화도 해답이 되지 못하면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주키치가 빠른 볼로 상대를 압도하는 투수가 아닌 만큼, 최근 보여주는 제구력 난조는 주키치에게 있어 적색경보가 아닐 수 없다. 기다리면 스트라이크, 치면 내야 땅볼인 몸쪽 커터가 없는 주키치는 평범한 선발투수에 지나지 않는다. 
전반기 무리한 등판으로 스태미너 문제를 겪는 것일 수도 있고 순간적으로 투구 밸런스를 잃어버렸을 가능성도 있다. 아니면 변칙 등판과 무관하게 단순히 시즌 후반 꾸준히 페이스를 유지하는 데에 힘이 부치는 걸지도 모른다. 어쨌든 에이스의 부진은 LG 팀 전체에 큰 손실이다.
주키치의 다음 등판은 오는 12일 대구 삼성전. 올 시즌 주키치는 삼성을 상대로 2경기·13⅔이닝을 소화하며 2승 평균자책점 0.66으로 호투했다. 4일 휴식 후 선발 등판하는 주키치가 대구에서 자존심 회복에 성공할지, 아니면 이번에도 부진에서 헤어 나오지 못할지, 마지막 반전 기회를 노리고 있는 LG에 중요하게 작용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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