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벽불펜’ 유원상, “LG 대표하는 중간투수 되겠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08.08 06: 35

“LG의 중간투수하면 떠오르는 투수가 되겠다.”
올 시즌 LG의 최고 히트작은 우완투수 유원상(26)이다. 개막 2연전 두 번째 경기인 대구 삼성전부터 리그 정상급 좌타자 이승엽과 최형우를 압도, 불펜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유원상은 곧바로 셋업맨과 마무리투수를 오가며 LG 불펜의 핵으로 자리했다.
지난해 LG로 트레이드되면서 차명석 투수코치와 함께 투구 메커니즘을 가다듬은 유원상은 올 시즌 직구와 슬라이더 모두 140km대를 형성, 리그 정상급 파워피처로서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투구시 팔 스윙 궤도를 작게 했음에도 오히려 밸런스가 더 좋아졌고 이는 구속증가로 이어졌다. 특히 140km 중반대까지 찍는 고속 슬라이더는 타자로부터 헛스윙과 내야땅볼을 유도하는 데 용이한 최고의 무기다.  

유원상의 활약은 곧 기록에서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는데 평균자책점 2.24, 셋업맨으로서 주요지표라 할 수 있는 홀드 17개로 SK 박희수에 이은 2위에 위치하고 있다. 시즌 중반까지 LG의 상승세에는 곧 유원상이 있었고 유원상-봉중근의 필승조 라인은 지난 9년 동안 LG가 지니지 못했던 철벽이 됐다.
하지만 LG가 연패에 빠지면서 유원상의 활약도 점점 줄어들었다. 6월까지 14홀드를 올렸지만 7월 팀이 깊은 부진에 빠진 상황에선 홀드 3개에 그쳤다. 게다가 후반기에는 구위하락까지 겪으며 8월에 나선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23으로 고전했다. 유원상 스스로 “원인은 모르겠는데 직구 구속이 너무 줄어들었다. 시즌 초에는 140km 후반대까지 던졌는데 지금은 안 된다”며 안타까워했다.
다행히 부진과 구위하락은 길게 가지 않았다. 유원상은 7일 잠실 롯데전 9회부터 마운드에 올라 연장 11회까지 3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마운드를 굳건히 지켰다. 직구와 슬라이더 모두 올 시즌 평균구속을 되찾으며 압도적인 투구를 펼쳤다. 경기 중간에 투입됐지만 멀티히트를 때린 강민호를 상대로는 순간적으로 커브를 구사. 타격 타이밍을 완벽히 빼앗으며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이날 경기 후 유원상은 11회말 이진영의 희생플라이로 올 시즌 LG가 첫 끝내기 승을 달성한 것에 의의를 뒀다. 유원상은 “끝내기타 승리가 올 시즌 처음인 만큼 팀 전체가 제대로 살아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호투 원인으로는 “후반기 들어 워낙 공이 안 좋았다. 오늘은 좀 힘들더라도 버티고 던지기로 마음먹었다. 민호형 같은 경우에는 예전에 커브로 잡은 기억이 났고 이번에는 다른 패턴으로 가는 것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커브를 던졌는데 다행히 헛스윙 삼진으로 민호형이 물러났다”면서 “단순히 팀의 끝내기 승리뿐이 아닌 나 자신에게도 뜻 깊은 승리가 될 것 같다. 후반기 처음으로 내가 만족하는 투구를 했기 때문에 이날을 기점으로 전반기와 같은 활약을 펼치겠다. 그리고 LG의 중간투수하면 떠오르는 투수가 되겠다”고 다시 한 번 각오를 다졌다. 
drjose7@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