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기세가 무섭다.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은 느낌'이란 지금의 두산에게 딱 어울린다.
두산이 후반기 최고의 성적을 올리며 1위 삼성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두산은 지난 7일 대전 한화전에서 10-5 재역전승을 거두며 시즌 50승 고지를 밟았다. 이날 SK에 패한 1위 삼성을 2경기차로 맹 추격하게 된 것이다. 후반기 13경기에서 9승4패로 가파른 상승세. 특히 무서운 뚝심으로 뒤집기의 명수를 보여주고 있다.
두산은 올해 거둔 50승 중 26승이 역전승이다. 승리의 절반을 짜릿한 역전으로 따낸 것이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끝내기 승리와 4차례와 함께 6회 이후 역전승도 15승으로 최다. 후반기에도 9승 중 6승이 역전승으로 두산 특유의 뚝심과 뒷심이 제대로 발휘되고 있다. 7일 한화전도 4회말 1-3으로 역전된 직후 5회초에만 대거 8득점하며 전세를 뒤집었다.

김진욱 감독은 선수들의 자발적인 자세와 하고자 하는 의지를 높이 평가했다. 김감독은 "지난주 대구에서 날이 너무 더워 훈련량 줄이기로 했다. 경기장 도착해서 워밍업만 하고, 각자 알아서 쉬라고 했다. 그런데 타격 훈련 후 곧바로 수비 훈련을 나가더라. 쉬라고 하니까 훈련을 더 많이 했다. 선수들의 자발적인 자세가 강해졌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주장 이종욱은 "팀 분위기가 좋다. 주장으로서 지금의 좋은 분위기를 이끌어가려 한다"며 "경기 초반 실점을 줘도 언제든 따라갈 수 있다. 팀 전체적으로 포기하지 않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고 달라진 변화를 설명했다. 언제든 뒤집을 수 있는 힘과 분위기가 두산에 있는 것이다. 과거 두산 특유의 '뚝심 야구'가 부활하고 있는 대목이다.
이제 1위 삼성도 가시권이다. 최근 7경기에서 1승6패로 주춤한 삼성을 불과 2.5경기차로 압박하고 있다. 3위 롯데와 격차를 2.5경기로 벌린 두산은 이제 2위 굳히기를 넘어 1위 싸움도 해볼 만하다. 최근 분위기라면 삼성의 유일한 대항마로 꼽힌다. 올해 삼성전 상대전적에서도 11승3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어 가을잔치에서도 자신감을 갖고 있다.
하지만 두산은 최고조의 분위기 속에서도 들뜨지 않고 있다. 김진욱 감독은 "2위 굳히기가 우선"이라며 서두르지 않는다. 후반기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간판타자 김현수도 "앞으로 경기가 많이 남아있고 지금 당장 1위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다. 기죽지 않고 끝까지 승부하는 게 먼저"라고 강조했다. 마음 비우고 승부하는 두산이기에 그들의 후반기 상승세가 어느 때보다도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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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