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중 “‘닥터진’ 망칠까봐 걱정했다” [인터뷰]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2.08.08 07: 59

인터뷰 중 빠진 눈썹이 따가워 양해를 구하고 거울을 볼 때는 한없이 귀여운 남자였다가 연기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 진중해지는 배우.
MBC 주말드라마 ‘닥터진’에서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한 김경탁이었다가 다시금 그룹 JYJ 멤버로 돌아온 김재중(26)과 인터뷰를 했다. 여느 아이돌과 달리 미리 준비한 판에 박힌 정답 대신에 진솔한 속내를 털어놔서 즐거웠던 그와의 인터뷰를 옮겨 적는다.
이제 와서 생각을 해도 김재중이 이렇게 연기를 잘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지난해 방영된 SBS 수목드라마 ‘보스를 지켜라’에서 카리스마 있으면서도 귀여운 차무원을 표현할 때까지만 해도 무대 위 아이돌의 모습이 강했던 김재중은 이번 ‘닥터진’을 통해 배우라는 타이틀을 조심스럽게 추가했다.

사실 김재중이 이번 드라마에 캐스팅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부터 사극이라는 장르의 특성상 연기력 논란은 예견됐던 일. 아이돌의 첫 사극 도전, 당연히 연기가 어색할 것이라는 대중의 삐딱한 시선을 김재중은 보기 좋게 거두게 했다.
“운이 좋게도 신인 연기자에게는 걸맞지 않은 좋은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었어요. 저는 연기에 있어서 백지 같은 상태잖아요. 연기 경험이나 내공이 적으니까 현장에서 선배들에게 많이 배웠죠. 특히 김응수 선생님은 직접 연기 호흡을 맞춰주시면서 많이 가르쳐주셨어요. 감사한 일이죠.”
대중의 우려 섞인 시선만큼 김재중 본인도 ‘닥터진’을 선택하기까지 쉽지 않았다. 그는 한마디로 무섭고 겁이 났다고 표현했다. 연기 내공이 두둑한 배우들도 쉽지 않은 사극을 신인 배우가 덥석 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김재중은 “‘닥터진’을 찍으면서도 ‘내가 왜 두 번째 작품으로 사극을 하지’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매도 먼저 맞는 게 좋다고 막상 사극에 적응을 하니까 상투를 푼 내 모습이 이상할 지경”이라고 사극에 완벽하게 적응한 모습을 보였다.
‘닥터진’ 통해 매너리즘 극복했다
 
그는 2004년 그룹 동방신기로 데뷔한 후 2010년 JYJ 결성, 2011년 ‘보스를 지켜라’를 통해 안방극장에 정식 입문하기까지 어찌 보면 큰 실패 없이 탄탄대로를 걸어왔다. 이런 까닭에 김재중에 대한 대중의 기대치는 한없이 높아져만 갔다. 결국 그는 이번 드라마를 앞두고 매너리즘에 빠졌다.
“‘닥터진’에 들어가기 전에 내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하고 싶은 것은 많은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서 힘이 들었죠. 내가 이 작품을 해도 되는 건가 고민을 했어요. 물론 나만의 착각인데 혹시나 나 때문에 작품이 망가질까봐, 행여나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면 어떡하나 걱정을 했죠. 하지만 ‘닥터진’을 하면서 매너리즘을 극복했어요.”
그의 이 같은 고민은 아이돌 출신 연기자라는 꼬리표에서 기인했다. 가수로서 이미 최정상의 자리를 밟아본 김재중이 연기를 한다고 했을 때 대중의 기대치는 다른 신인 연기자와 달리 높을 수밖에 없다.
김재중은 “아이돌 출신 연기자는 연기자로서 경력이나 역량은 많지 않은데 기대치가 높다”면서 “내가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없었기 때문에 무서웠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렇다면 그는 어떻게 대중의 기대치와 자신의 능력치의 간극으로 인해 발생하는 부담감을 떨쳐버리고 매너리즘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까.
“연기자로서 신인이니까 김재중의 본래의 모습을 버릴 수 있는 방법을 깨달았어요. 사실 저도 모르게 연기를 하면서도 김재중의 모습을 1%라도 챙기려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번 작품을 하면서 그런 것을 완전히 버리는 용기를 낼 수 있었어요.”
마지막 촬영, 너무 더워서 쓰러질 뻔
 
김재중은 지난 5일, 김경탁으로 살았던 3개월간의 삶을 내려놨다. 마지막 촬영 날은 한반도를 부글부글 끓게 하는 폭염으로 바깥출입을 삼가라는 뉴스가 나올 정도로 푹푹 쪘다.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제작진이 구급차까지 대동한 상태였다.
“너무 더워서 쓰러질 뻔 했어요. 당시 4일 동안 총 네 시간을 잤고 밥도 두 끼밖에 먹지 못했거든요. 땡볕 아래에 있는데 정말 죽을 것 같았어요. 위기감을 느꼈죠. 구급차도 있었어요. 물론 나 때문에 부른 것은 아니었지만.(웃음)”
그는 살인적인 일정에도 불구하고 매번 촬영장에 일등으로 도착했다. 세달 동안 집에 간 기억이 10여회. 촬영하랴 연기하랴 숙박업소와 차안에서 잠을 쪼개서 잤지만 선배들보다 촬영장에 일찍 도착하기 위해 잠을 더욱 줄이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닥터진’은 현대 신경외과 전문의 진혁(송승헌 분)이 조선시대로 건너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시공간 초월 소재의 드라마. 그에게 시공간을 초월할 수 있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 물었다.
그는 “과거가 아닌 미래로 가고 싶다”면서 “같이 연기를 한 (진)이한이 형이 서른넷인데 내가 서른넷이 됐을 때 어떻게 살고 있을지 궁금하다. 서른넷이 됐을 때 이뤄놓은 것도 있고 앞으로 이루고자 하는 것도 계속 있었으면 좋겠다”고 답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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