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슨의 엔터~뷰 (Enter-View)] 데뷔 12년 차 싱어송라이터 싸이(Psy)의 기세가 무서울 정도다. 정규 6집 음반 “싸이6甲 Part 1”의 타이틀 곡 ‘강남스타일’은 혁신적인 뮤직 비디오로 한국을 넘어 전세계 음악 팬들이 즐기는 히트 작품이 되었다. 특히, 인기 랩퍼 티-페인(T-Pain)과 영국을 대표하는 남성 아티스트 로비 윌리엄스(Robbie Williams)가 SNS를 통해 극찬을 쏟아내며 심상치 않은 반응을 감지할 수 있었다.
유력 해외 언론 매체와 온라인상에서의 열기 또한 상상을 초월한다. 그 결과 해외 음원 차트에서도 ‘강남스타일’의 인기가 가파른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고 한다. ‘강남스타일’은 “가온 차트”와 “빌보드 K-Pop Hot 100”에서 모두 2주 연속 1위를 기록 중이다. 슈퍼주니어•보아•2NE1•비스트•씨스타 등 정상급 아이돌 스타와의 맞대결에서도 전혀 위축되지 않고 발표된 지 4주차에 접었음에도 불구, 정점을 찍지 않은 듯 놀라운 기세로 각종 음원 차트를 점령 중이다.
이 곡이 오랫동안 롱런하고 있는 이유로는 항상 매진 사례를 이루는 싸이 공연 주 관객층인 2~30대는 물론이고, 10대와 4~50대 중 장년층도 ‘강남스타일’ 노래 듣기와 뮤직 비디오 보기에 적극 동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세대’만이 향유하는 노래가 아닌 ‘여러 세대’가 함께 즐기는 ‘국민가요’로 ‘강남스타일’이 등극한 것이다.

- 初心으로 돌아간 싸이의 음악, 超대박을 터뜨리다-
‘강남스타일 신드롬’을 보면서 11년 전 ‘새’란 곡으로 가요계에 첫 발을 디딘 싸이 의 모습이 떠올랐다. 이전 가요계에서 찾아볼 수 없는 ‘우스꽝스럽기까지 했던 독특한 무대 위에서의 안무’와 ‘엽기적인 가사’, 2001년 당시 가수의 외모 수준에 현저히 떨어졌던 싸이. 평단과 언론에서는 그를 ‘엽기 가수’로 칭하며 어떻게 보면 상당히 평가절하한 면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의 대부분 노래를 작사•작곡하고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이자 리코딩에 관한 모든 작업을 관여하는 편곡자 겸 프로듀서로서 싸이의 뛰어난 음악적 능력은 데뷔 앨범에서부터 나타나 있다. 다행히도 ‘엽기 코드’가 2001년에 대표 문화현상으로 대두되면서 싸이는 ‘새’로 지상파 방송국 음악 차트 정상을 차지, 2001년 최고의 남자 신인 가수로 자리매김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신인상 수상이 유력했지만, 불미스러운 사건이 터져 고교 후배였던 신인상 경쟁자 성시경에게 대부분 연말 시상식 트로피가 주어졌다.
불운 뒤 오히려 더 큰 기회가 싸이에게 찾아왔고, 2002년 한일월드컵 개최 시기에 발표한 ‘챔피언’으로 권토중래하게 된다. 싸이란 가수의 존재감을 잘 모르던 중 장년층도 이 흥겨운 노래만큼은 흥얼거릴 줄 아는 ‘최고의 응원 가요’로 생명력을 갖게 된 것이다.
두 차례의 군복무로 인한 공백기도 상당한 상황에서 나름 히트곡도 발표하며 ‘공연업계 최고의 흥행 뮤지션’으로 자리매김해 온 싸이였지만, 필자는 이번 ‘강남스타일’이 공전의 히트를 이루게 된 성공요인은 초창기 히트곡 ‘새’•’챔피언’이 그러했듯 음악적으로는 ‘유행 음악의 흐름’에 따라 남녀노소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코드’를 제대로 파악해서 접목했다는 점이다. 또한, 세계를 열광시키고 있는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의 코믹하면서도 엽기적인 영상 장면들은 ‘새’•’챔피언’ 뮤비에서 느꼈던 웃음과 같은 맥락에서 나온다는 점 역시 성공의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10여 년 전 20대 중반 신인 가수 시절의 ‘음악에 대한 열정을 그대로 재현하며 初心으로 돌아가려 했던 ‘싸이의 노력’. 그 결과 ‘강남스타일’을 ‘국민가요’로 만들며 超대박을 터뜨리게 된 듯 하다. 이번 주말 잠실 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인 초대형 콘서트 “싸이의 썸머스탠드 훨씬 THE 흠뻑쑈” 역시 예년보다 훨씬 격렬한(?) 관객의 반응이 예상된다. 왜냐하면 “PSY의 인기 폭풍”이 계속 몰아치고 있기 때문이다.
[해리슨 / 대중음악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