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이 다 후련하다".
두산 김진욱 감독이 반색했다. 거포 최준석(30)이 터뜨린 한 방에 속이 시원하게 뚫렸다. 최준석은 지난 7일 대전 한화전에서 7-3으로 리드한 5회 무사 1루에서 바뀐 투수 양훈의 초구 가운데 높은 140km 직구를 공략, 좌측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비거리 120m 투런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지난 5월12일 광주 KIA전 이후 무려 87일·33경기 만에 터진 시즌 4호 홈런이었다. 지난 4일 1군 복귀 후 3경기 만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 큰 것 한 방을 터뜨리며 김진욱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그동안 중심타선의 한 방이 터지지 않아 골머리를 앓았던 김 감독도 "최준석의 홈런에 속이 다 후련하다"는 말로 기쁨을 나타냈다.

경기 후 최준석은 "팀이 이길 수 있는 경기에서 홈런을 치게돼 기쁘다. 공격적으로 배팅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초구부터 과감하게 휘둘렀고 이게 장타로 이어졌다.
올해 최준석은 최근 몇 년을 통틀어 최악의 부진을 보이고 있다. 59경기에서 타율 2할3푼8리 4홈런 24타점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08년 67경기 타율 2할2푼5리 6홈런 23타점으로 부진한 이후 가장 좋지 않다. 2009~2010년 15홈런75타점 이상을 기록한 중심 타자였기에 이는 두산 중심 타선의 약화로 이어졌다. 1~2군을 오르내리며 어느 때보다 마음고생해야 했다.
최준석을 살린 건 2군 코칭스태프였다. 김우열 타격 인스트럭터와 전상렬 타격코치가 그에게 용기와 격려를 불어넣었다. 최준석은 "2군에 내려갈 때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 김우열 코치님, 전상렬 코치님과 여러가지로 공부하고 훈련하며 조언을 받은 게 힘이 됐다"고 고마워했다.
특히 김우열 코치는 "타자는 결국 쳐야 한다. 너무 기다리지 말고 공격적으로 하라"는 조언으로 최준석의 떨어진 자신감을 일으켰다. 기술적으로는 중심이동을 빠르게 가져가며 히팅포인트를 앞에 뒀다. 최준석은 "4번타자로 기용됐지만, 팀의 4번째 타자라는 마음가짐으로 들어섰다. 시즌 초중반 너무 안 맞았는데 이제부터라도 팀 보탬이 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최준석의 부활포로 두산의 상승세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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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