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투비', 시원은 한데 오글오글..공기 빠진 블록버스터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2.08.08 17: 21

영화 '알투비:리턴투베이스'(이하 알투비, 김동원 감독)가 한국 항공 블록버스터의 재미를 절반만 살렸다.
8일 오후 서울 왕십리 CGV에서 첫 공개된 '알투비'는 전투 조종사의 성장담이다. 공군 특수 비행팀 '블랙이글스'의 조종사 태훈(정지훈)은 천재적인 실력을 지녔지만 장난끼가 다분해 어디로 튈 지모르는데, 급기야 에어쇼에서 사고를 저질러 팀에서 퇴출당해 21전투비행단으로 이적된다. 이 곳에서 사랑과 우정 속에 점차 적응해가던 태훈은 갑자기 첨예한 남북 대치 상황의 중심에 놓이게 된다. '리턴투베이스'는 21 전투비행단 최후의 비공식작전명이다.
1964년작 '빨간마후라'의 2012년 리부트 버전이 이런 모습일까? 한국 육해공 블록버스터 중 마지막을 완성시켰다고 기대를 모은 '알투비'의 가장 큰 장점은 '시원함'이다. 전투기들이 빠른 속도로 하늘을 가로지르고 드넓은 바다와 광활한 대지를 보여주는 항공 촬영 장면은 더운 여름에 제격이다.

배우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군입대한 비(정지훈)의 능글능글거리면서도 남성적인 카리스마는 여심을 뺏을 만 하고, 드라마 '넝굴째 굴러온 당신'을 통해 '국민 남편'으로 등극한 유준상의 다부지고 터프한 모습, 까칠한 정비사로 분한 신세경 등 배우들의 새로운 모습도 좋다.
하지만 덩치 큰 블록버스터가 아무리 패턴화된 공식으로 만들어진다고 하더라도, 내용이 너무 일차원적이라 볼거리 이상의 큰 재미나 감동을 주지 못한다. 군데군데 재미있는 장면이나 설정이 있긴 하지만 전체 흐름으로 살려지지 못하고, 일부 유머를 담당하는 조연 배우들도 필요이상으로 소비되는 듯한 느낌을 준다. 당초 제목이었던 '비상:태양가까이'의 제작보고회에도 참석했던 정석원은 정작 특별출연이다.
오글거리는 장면과 대사에서는 웃음이 터져나온다. 남북이 대치하는 상황은 수도없이 봐 왔던 장면들에서 조금도 다를 게 없다. 영화와 현실의 과학적인 갭에 아쉬움을 표한 관객도 있다. 묘하게 복고 감성도 있고 어떤 매력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체가 꽉 채워지지 못한 전투기 같은 느낌이다. 1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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