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은(35, 세계 11위), 주세혁(32, 10위), 유승민(30, 17위)이 사실상의 마지막 올림픽 무대에서 노장의 투혼을 발휘하며 금메달보다 값진 은메달을 획득했다.
남자 대표팀은 9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엑셀 아레나1서 끝난 2012 런던올림픽 탁구 남자 단체전 결승전서 런던올림픽 개인전 우승자 장지커(세계 1위)를 비롯해 마룽(세계 2위) 왕하오(세계 4위)로 구성된 중국 대표팀을 맞아 0-3으로 패배했다.
남자 탁구 대표팀은 산전수전을 다 겪은 오상은, 주세혁, 유승민 등 노장 3인방을 전면에 내세워 2012 런던올림픽 메달 사냥에 나섰다.

'맏형' 오상은은 지난 2004년 아테네 대회부터 런던올림픽까지 3회 연속 올림픽 무대를 밟는 영광을 안았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자 단체전 동메달 획득에 공헌하며 올림픽 메달의 꿈도 이뤘다.
주세혁은 아테네 이후 8년 만에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베이징 대회 때 단체전 동메달의 영광을 함께 하지 못했던 올림픽 시상대 위에 설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르는 런던올림픽서 반드시 메달을 목에 걸고 싶었을 터.
2004년 아테네올림픽 남자 개인전서 만리장성(왕하오)의 벽을 넘고 금메달을 목에 걸며 세계를 놀라게 했던 '탁구 천재' 유승민은 2008년 단체전서 동메달을 따내며 명실공히 한국 남자 탁구의 간판 스타로 떠올랐다.
이렇듯 서른 줄에 접어든 이들에게는 마지막 올림픽 출전일 가능성이 큰 런던올림픽은 남다른 무대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노장 3인방의 런던올림픽 스타트는 그리 좋지 않았다. 기대를 모았던 오상은이 개인전 16강의 벽을 넘지 못했고, 수비 탁구의 달인 주세혁도 32강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맛봤다.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노장의 힘은 단체전서 빛을 발했다. '막내' 유승민이 분위기를 띄우면 둘째 주세혁과 '맏형' 오상은이 승리로 장식하며 준결승서 홍콩을 3-0으로 꺾는 등 승승장구했다.
결승전서 만난 세계최강 중국을 만나서도 이들의 투혼은 계속됐다. 탁구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도입된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총 27개의 금메달 중 23개를 거머쥔 중국은 지난 2008 베이징올림픽서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을 모두 석권했고, 이번 런던올림픽서도 남녀 개인전과 여자 단체전 정상에 올라있던 의심의 여지가 없는 세계최강이었다.
비록 만리장성의 높은 벽에 정상 등정의 꿈은 막히긴 했지만 노장 3인방의 투혼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계속 됐다. 이번 대회 자칫 노메달에 그칠 수 있었던 한국 탁구에 금메달보다 값진 은메달을 선사한 노장의 투혼은 그렇게 아름답게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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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은 주세혁(위)-주세혁(아래) / 런던(영국)=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