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삼, "홀드왕 욕심없다, 자신있게 내 공 던질 뿐"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8.09 06: 42

두산 상승세에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인물, 바로 5년차 우완 투수 홍상삼(22)이다. 그는 지난 8일 대전 한화전에서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떨쳤다.
3-1로 리드한 8회말. 홍상삼은 선발 이용찬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한화 타순은 장성호-김태균-이대수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 이날 모두 안타를 터뜨릴 만큼 부담스런 타자들이었다. 하지만 홍상삼은 장성호를 2루 땅볼로 잡은 뒤 김태균과 이대수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투구수 12개면 충분했다.
백미는 역시 4할 타율에 도전하는 김태균과의 승부였다. 초구부터 149km 직구를 높은 코스에 뿌렸고, 김태균의 배트가 살짝 밀린 듯 파울이 나왔다. 이어 2구째 몸쪽 높은 직구가 스트라이크존을 빗나갔지만, 3구째 직구가 몸쪽 낮게 꽉 찼다. 볼카운트 1B2S. 홍상삼은 4구째 118km 느린 커브를 던졌고, 김태균은 움찔한 채 배트도 내밀지 못하며 루킹 삼진을 당했다.

그는 "가장 자신 있는 직구로 카운트를 잡은 뒤 변화구를 결정구로 던진 게 통했다. 상대 타자가 누구인지보다 내 공을 던지는 게 중요했다"고 말했다. 김태균을 상대로도 주눅 들지 않고 자신있게 힘있는 직구를 몸쪽으로 꽂아넣었고, 결정구로 느린 커브를 두려움없이 힘차게 던졌다. 올해 홍상삼이 바로 이런 투수다.
홍상삼은 올해 36경기에서2승1세이브16홀드 평균자책점 2.36을 기록하고 있다. 45⅔이닝 동안 삼진 46개를 잡을 만큼 구위가 좋다. 피안타율도 1할6푼6리에 불과하다. 150km에 육박하는 그의 공은 제구가 되면 그 누구도 치기 어렵다. 그 위력을 짧게 전력으로 던지는 불펜에서 확실하게 증명해내고 있다.
두산은 외국인 마무리 스캇 프록터 영입과 함께 뒷문 걱정 덜었지만 그의 앞에서 징검다리 역할을 해줄 확실한 중간투수가 없어 고민이었다. 하지만 올해 홍상삼이 급성장해 이 같은 문제를 일거에 해소했다. 홍상삼-프록터는 두산의 확실한 필승조로 자리잡았고, 후반기 팀의 상승세를 떠받치고 있다.
김진욱 감독은 "결국 자신감이다. 본인이 마운드에 나가고 싶어하는 게 보인다. 그런 자신감과 마음가짐이 마운드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중간 투수는 첫 타자 승부가 중요하다. 첫 타자와 승부도 자신있게 잘 하고 있다"는 말로 신뢰를 드러냈다.
어느덧 16홀드로 이 부문 3위에 올라있는 홍상삼은 1위 박희수(SK·20개)와 유원상(LG·17개)을 바짝 쫓고 있다. 하지만 홍상삼은 "홀드왕은 크게 욕심 내지 않겠다. 1위와 어느 정도 차이난다"며 "다른 것 생각하지 않겠다. 자신있게 내 공을 던지는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자신의 공을 거침없이 뿌리면 타이틀도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될 것이다. 후반기 두산은 승리요건을 자주 만들고 있다. 홍상삼이 지켜야 할 경기는 앞으로 더 많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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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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