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kg 감량해 도전' 이대훈, 새 다짐의 눈물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2.08.09 07: 50

평소 체중보다 8kg을 감량했다.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다. 자신보다 빠른 선수들을 상대하면서 부담이 컸다. 그랜드 슬램 도전이었지만 결국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패배의 눈물이라기 보다는 새로운 도전을 하겠다는 다짐의 눈물이었다.
이대훈은 9일(한국시간) 새벽 영국 런던 엑셀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태권도 남자 58kg급 결승전서 이 체급 세계선수권 챔피언 호엘 곤살레스 보니야(23, 스페인)에게 8-17로 패배하며 은메달을 따냈다.
올림픽 시상대에 서는 것만으로도 그 가치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크지만 이대훈은 지난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2011 세계선수권대회, 2012 아시아선수권대회서 연이어 정상에 오르며 런던올림픽서 최연소 그랜드슬램의 금자탑을 쌓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기에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그러나 이대훈은 뼈를 깎는 고통을 이겨내며 이 체급에 출전했다. 대한태권도협회는 남자부의 경우 금메달 획득 가능성과 선수층을 고려해 2008년 베이징 올림픽까지는 68㎏급과 80㎏초과급에 선수를 내보냈다.
하지만 런던올림픽에서는 68㎏급 대신 58㎏급을 택했다. 그만큼 이대훈에 대한 믿음이 컸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우승자 보니야는 185cm로 더 크지만 181㎝의 이대훈 또한 이 체급에서는 큰 키다. 순발력이 다소 떨어지지만 유연성이 좋고 하체가 길어 얼굴 돌려차기 등 안면 공격이 일품이다. 또 우리나라 선수 중에서도 전자호구 시스템에 대한 적응력이 가장 뛰어나다는 것도 이대훈의 장점이다.
 
성인이 된 나이에 갑작스럽게 체중 조절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미 이대훈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2011 경주 세계선수권 63kg급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하지만 그는 올림픽 출전을 위해 체급을 58kg급으로 낮췄다.
그가 체중을 감량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을 때는 이미 상당한 각오를 한 것이다. 그러나 무작정 체중 조절만 한 것이 아니라 충분한 기량을 선보였다.
이대훈은 지난해 6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세계선발전 남자 58㎏급에서 3위를 차지해 한국에 올림픽 출전권을 가져왔다. 그리고 올해 5월 베트남 호치민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 남자 58㎏급에서는 금메달을 땄다.
체중 조절로 인해 이대훈은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었다. 평소보다 8kg을 빼고 이번 대회에 임했을 만큼 부담이 컸다. 그리고 16강, 8강전에서 잇따라 연장전을 치르는 등 체력 소모가 많더니 결국 정상 문턱에서 아쉽게 주저앉고 말았다.
종주국 선수로서 금메달을 따내지 못한 것에 대한 비난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뼈를 깎는 고통을 이겨낸 이대훈은 이미 승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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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영국)=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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