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싹쓸이' 中 탁구, 그 '압도적 강함'의 폐해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2.08.09 08: 57

중국 탁구가 다시 한 번 세계 최강임을 입증했다.
9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오상은(35, 세계 11위, 대우증권) 주세혁(32, 10위) 유승민(30, 17위, 이상 삼성생명)으로 이루어진 한국 남자 탁구 대표팀이 중국과 단체전 결승서 0-3(1-3 1-3 0-3)으로 패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런던 올림픽 탁구 일정은 모두 종료됐다. 이번 대회를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또 다시 중국의 독무대였다. 중국은 남녀 모두 단체 금메달과 단식 금-은메달을 싹쓸이했다. 접전도 아니었다. 중국은 모든 상대들을 한 수 위의 기량을 바탕으로 압도, 손쉽게 승리를 따냈다. 역시나 세계 최강 다웠다.

중국 탁구는 그야말로 독주를 계속하고 있다. 1988년 서울 대회서 탁구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이번 대회까지 총 28개의 금메달 중 중국이 가져간 것만 무려 24개로 2번째로 금메달이 많은 한국(3개)이 넘볼 수 없는 숫자를 기록하고 있다.
세계 탁구계에 있어 중국의 이러한 독주는 우려의 대상이다. 국제탁구연맹(ITTF)의 아담 샤라라 회장은 이번 대회 여자 단체전에서 중국이 금메달을 따낸 후 "스포츠에 있어 (중국의 독주는)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라며 중국의 '압도적 강함'이 낳을 폐해를 우려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중국은 대체 왜 이렇게 강한 것일까. 9일 일본 지지통신은 샤라라 회장의 발언을 인용, 단순히 선수들의 실력이 강한 것 때문만은 아니라고 보도했다.
중국이 세계 무대에서 챔피언의 자리를 독식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귀화선수에 있다. 이번 런던올림픽에는 중국 출신이 대표선수로 출전한 나라가 20개국이나 된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이 중국의 대표 선발 경쟁에서 밀려나 타국에서 활로를 찾은 선수들이라는 점에 있다.
지지통신은 "엄격한 육성 시스템을 자랑하는 중국은 정예 중의 정예를 올림픽 대표로 내보내기 위해 압도적 강함을 요구한다. 반면 이런 경쟁에서 낙오된 선수들도 많아 다른 나라에서 탁구선수로서 활로를 찾게끔 한다"며 "샤라라 회장은 바로 이런 점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출신의 귀화 선수가 주축인 나라는 적지 않다. 싱가포르 네덜란드 폴란드 등은 국가대표가 중국 출신 귀화 선수로 꾸려져 있는 탁구 강국들이다. 메달을 위한 도우미로 주로 활용되는 이들은 오직 대회에만 참가하고 평소에는 대표선수로 활동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 것.
샤라라 회장은 이에 대해 "중국 출신 선수들이 해당 국가의 수준을 높여 줄 수 있다면 좋은 일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사례가 더 많다"고 현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중국 출신 B급 선수들이 세계 각국의 대표로 자리매김하면서 중국의 독주는 더욱 견고해지고 세계 탁구의 전반적인 수준은 점점 더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ITTF는 2008년, 국적 변경에 수반하는 출장 제한의 규정을 마련했다. 물론 올림픽 출장의 경우 ITTF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규칙이 적용되기 때문에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러나 중국 출신 선수가 '판을 치는' 상황은 서서히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샤라라 회장은 "일본이나 독일, 러시아에는 잠재력이 있다.(탁구)육성에 힘을 쏟고 있는 프랑스도 4~5년 안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 독주의 폐해를 막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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