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전지현이 '천만배우' 등극을 앞두고 있다.
9일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최동훈 감독의 '도둑들'은 지난 8일 하루 동안 전국 25만 6728명을 동원, 신작들의 공세 속에서도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다. 누적관객수는 785만 3513명. 천만 관객이 멀지 않았다.
'도둑들'이 '천만 클럽'에 가입하게 되면 여배우로서는 '괴물'(1301만)의 배두나, '해운대'(1139만)의 하지원에 이어 김혜수, 전지현이 '명예의 전당'에 들어서게 된다. 역대 한국영화 흥행 순위(공식집계)를 살펴보면 1위 ‘괴물’(1301만), 2위 ‘왕의 남자’(1230만), 3위 ‘태극기 휘날리며’(1174만), 4위 ‘해운대’(1139만), 5위 ‘실미도’(1108만) 순으로, 이들 다섯편이 현재 한국영화 천만 영화 계보를 수놓고 있다.

이들 천만영화들은 보다 남자 주인공으로 이뤄진 경우가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집단 주연작으로 '괴물'의 배두나', '해운대'의 하지원이 남자배우들의 틈바구니 속 천만배우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특히 전지현의 경우는 '천만배우'란 타이틀의 감회가 더욱 새로울 법 하다. 그간 여러차례의 연기 변신에도 계속되는 흥행 부진에 목마름이 컸기 때문.
전지현은 인터뷰에서 "야심차게 한 해외 작품들이 한국 대중에게 사랑받을 줄 알았지 흥행에 참패할 줄은 몰랐다"라고 솔직한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흥행에 대한 욕심, 그리고 더 나아가 "상도 주면 받 고싶죠"라고 대중에게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을 드러냈다.
'엽기적인 그녀' 이후 한류바람을 타고 해외에서 많은 콜이 들어왔고, 그런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는 전지현은 하지만 대중에게는 그 만큼 멀어져 배우 이미지로 기억되기 보다는 'CF스타'란 수식어로 불려왔던 것도 사실이다. 다른 천만여배우들인 배두나나 하지원이 단단한 커리어 속에 연기력으로 인정받아 온 부분이 크다면, 전지현은 '아이콘'적인 느낌이 강한 스타였다.
하지만 마냥 하늘하늘했던 첫사랑의 이미지도 새로운 첫사랑의 아이콘들이 등장함에 따라 점차 시들해지고, 거기다가 결혼으로 품절녀가 됨에 따라 배우 전지현의 추후 행보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주목됐다.
그러나 오히려 '결혼으로 운이 트인 것 같다'란 우스갯말이 나올 정도로 신비로운 이미지를 무참히 깨면서도 본인의 성적 매력을 한껏 살린 '도둑들'의 예니콜 캐릭터를 통해 10여년만에 배우 인생에 전환점을 맞았다. 관객들 역시 '그 동안 잊고 있었던 전지현의 매력'이라며 열광하고 있다. 본능적이고 직감적으로 연기한다는 면에서 최동훈 감독은 그를 마릴린 먼로같은 연기파 배우라고 부른다. '도둑들' 뒤로는 류승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하정우, 류승범, 한석규가 출연하는 영화 '베를린' 개봉이 기다리고 있다. '다작'이 전지현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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