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이 부담감을 싸워 이겨낼까?.
한국은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12 런던 올림픽 준결승 브라질과 경기에서 0-3으로 완패했다. 3~4위전으로 내려앉은 한국은 11일 오전 3시45분 카디프의 밀레니엄 스타디움서 동메달을 놓고 '숙적' 일본과 맞대결을 펼친다.
이번 한일전은 역대 어떤 경기보다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메달을 획득할 수 있는 기회다. 홍명보호는 이미 역대 최고 성적이었던 8강 이상의 실적을 올렸지만 올림픽 메달의 가치는 그와 비교할 수 없다.

이번 격돌은 홍명보호에만 의미있는 경기가 아니다. 역대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일본은 1968년 멕시코올림픽에서 아시아 최초로 동메달을 차지한 뒤 44년 만에 다시금 도전장을 내밀었다. 일본은 조별리그에서 강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스페인을 1-0으로 꺾는 전력을 보이며 4강에 진출했다.
한국과 일본 대표팀의 사령탑은 모두 양국을 대표하는 지도자. 홍명보 감독은 선수로서 이미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아시아 최고의 수비수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고 한국과 일본의 프로리그에서도 최고의 모습을 선보였다.
일본의 세키즈카 다카시 감독도 오랫동안 지도자 생활을 해왔다. 가시마 앤틀러스와 가와사키 프론탈레서 지휘봉을 잡은 뒤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이어 런던 올림픽의 지휘봉을 잡았다. 세키즈카 감독은 일본 A 대표팀의 수석코치 역할도 맡고 있다. 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 밑에서 차근차근 지도자 수업을 받는 중. 나이가 많기는 하지만 향후 A 대표팀 지도자로서 자라날 것이라는 전망을 받고 있다.
이는 홍명보 감독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올림픽 대표팀서 일단 성공적인 성적을 거뒀기 때문에 향후 A대표팀 감독을 맡는 데 크게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한일전에서 결과로 인해 향후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그동안 한일전은 축구계의 지대한 관심을 받아왔다. 말 그대로 약팀과 경기서 패할 수 있지만 일본과 경기서는 패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다. 시대가 변했다고는 하지만 조광래 전 대표팀 감독도 일본전 0-3 패배 후 경질이 거론됐을 만큼 한일전의 승리 여부가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결국 홍명보 감독은 브라질과 준결승서 사실상 한일전을 준비했다. 비난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현실적인 상황을 놓고 봤을 때 승리 가능성이 높지 않은 브라질전 대신 한일전에 대해 신경을 쓰는 편이 옳았다.
게다가 이번 경기는 한일전이라는 특수성과 함께 병역 문제도 관심사다. 동메달 획득이라는 기쁨과 함께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병역 면제 혜택이 걸려 있기 때문에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승리다. 이번 한일전은 여러 가지 특수한 경우가 겹쳐있다. 홍명보 감독이 부담을 떨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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